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의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 김용택(1948~), <해지는 들길에서>
(상) 여수 낭도. 2022. (하) 낭송
조금 아팠습니다. 다시 일어섰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셨을지도 모르는 작가님들께 사죄 말씀 드립니다.
더 열심히 써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