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오생 Sep 29. 2024

계절의 모퉁이에 다정하게 서 계시어

김용택 <해지는 들길에서> 낭송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의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그늘도 묻히면

길가의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 김용택(1948~), <해지는 들길에서>


(상) 여수 낭도. 2022.   (하) 낭송




조금 아팠습니다. 다시 일어섰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셨을지도 모르는 작가님들께 사죄 말씀 드립니다. 

더 열심히 써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별 낚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