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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May 08. 2023

글로벌 리더를 꿈꿨던 소녀

18살 때 내 꿈은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었다.

사춘기 소녀 누구나 그런 꿈 한 번쯤 꿈꿔보았듯이 전세계를 누비며 능력을 발휘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된 나를 상상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가 '호텔리어'였는데 그 드라마를 보고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잠시나마 내 인생 목표로 삼았었다.

다만, 나는 한국에서 그냥 그렇고 그렇게 사는게 싫으니깐 '호텔경영'으로 유명한 외국 대학을 가자며 열심히 인터넷을 서칭하였고, 미국 아이비리그인 코넬대의 호텔경영이 아주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와 내 친구는 우리의 꿈은 '코넬'이라며 호기롭게 외치고 다녔었다.


- OO아, 넌 대학 어디가 목표야?

- 나? 나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 갈거야.

- 우와~ 정말? 멋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렇게 대답하고 다닌 나도 참 당돌했고, 또 아무것도 몰라서 그 꿈이 멋지다고 응원해준 친구들도 참 순진했던거 같다.


하지만 이건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고등학생의 철없는 야심이었다. 미국 대학을 가려면 'SAT' 라는 시험을 봐야하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 에세이를 써야하고, 또 무엇보다 '학비'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알게된 이후 나의 원대한 계획은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그 때까지 외국 경험은 전무했고, 영어는 수능 문법에만 강했으며, 지극히 평범한 보통 집의 18살 소녀에게는 현실적이지 못한 목표라는 것을 정신차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수험생이 되면서 나의 목표는 여느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인서울 대학이 되었고, 그래도 매일매일 치열하게 공부한 결과 남들이 좋다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하게 된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나는 글로벌 리더의 꿈을 이루었을까?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잘 나가는 여성 리더로서 지금 이 자리에 있으며 성공담을 풀어 놓았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회사를 잠시 휴직하고 두 아들을 데리고 말레이시아에 나온 전업 주부의 위치이다.

그래도 이 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엄마들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다보니 18살 소녀 때 품었던 그 꿈이 꿈틀거리는 것만 같다.

"리더"가 꼭 회사의 리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이 나이에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하고 외국인 친구을 사귀려고 고군분투하는지...이 곳에서 펼쳐질 나의 글로벌 적응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제 진짜 ‘글로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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