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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Jan 19. 2024

임신을 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

엄마가 되면 포기할 것들

임신과 육아 중에 남편 그리고 친구들에게 외친 말들이 있다.


학교에서 임신이 이렇다고 말해준 적이 없어

임신을 하면 TV에서 보던 것처럼 입덧을 하고 임신테스트기로 확인을 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부분 임신테스트기로 확인이 먼저이고 입덧은 10주 이후에 경험한다. 

또 입덧이 초기에 오는 경우가 흔하지만 후기에 오는 사람도 있고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입덧의 종류는 토를 하는 경우도 있고 멀미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입덧은 사람들마다 시기와 증상이 다르게 온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학교에서 배운 적 없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임신을 하고 알게 된 사실

임신을 하면 겨드랑이가 까매지는지 몰랐다.

임신을 하면 배가 까매지는지 몰랐다.

임신을 하면 배에 털이 나는지 몰랐다.

임신을 하면 멀미를 할 줄 몰랐다.

임신을 하면 그렇게 많이 자는 줄 몰랐다.

임신을 하면 먹고 싶은 음식이 무조건 생기는 줄 알았다.

임신을 하면 손목이 너덜거리고 아파지는 줄 몰랐다.

임신을 하면  막달에 배가 그렇게 커지는 줄 몰랐다.

임신을 하면 피부가 뒤집어지는지 몰랐다.

임신을 하면 생리증후군의 몇 배로 힘들 줄 몰랐다.

임신을 하고 임산부석은 생각보다 앉기가 힘들다는 걸 몰랐다.



출산을 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


출산을 하면 바로 모유가 나오는 줄 알았다.

출산을 하면 반드시 모유를 먹여야 아기가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출산을 하면 적어도 아기 몸무게만큼 바로 살이 빠질 줄 알았다.

출산을 하면 잠을 이렇게 못 자는지 몰랐다.

출산을 하면 손목이 이렇게 아플지 몰랐다.

출산을 하면 무릎이 이렇게 아플지 몰랐다.

출산의 과정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지 몰랐다.

출산을 하면 흉통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

출산을 하면 몸이 바로 돌아올 줄 알았다.

출산을 하면 임신보다 나을 줄 알았다.

출산을 하면 바로 모성애가 생기는 줄 알았다.

아기는 쉽게 통잠을 자는 줄 알았다.





내 주변친구들 중에서 결혼도 출산도 나 밖에 없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나가야 될지 고민이 많이 생겼다.





엄마는 나를 어떻게 키운 걸까?

그때 엄마의 나이는 지금의 나보다 어린데 나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걸까?

내가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임신을 한 걸까? 

내가 무책임하게 아무것도 모르고 임신을 한 걸까?

이제 내 삶에 나의 존재감은 없어진 걸까? 

나에겐 엄마의 책임감만 존재하게 되는 걸까? 

나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부모님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가정을 꾸리고 아기를 낳는 것을 꿈꿨지만 그에 비해 아는 것은 없었다.

몰라서 용감했던...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상황이다.

출산을 하면 정부지원정책도 필요하지만 먼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학교에 남녀구분하지 않고

아기가 생기는 과정뿐만 아니라 아기가 생기고 나서부터 생기는 여성 몸의 변화나 출산을 할 때 왜 힘이 들고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아기의 발달 등에 대해서도 알려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초년생 때 2호선 라인 중견기업 면접을 갔다.

면접관은 나에게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 결혼 생각이 있냐는 질문, 아기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했다.

놀랍게도 2017년에 경험했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계속해서 일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들이 그들의 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엄마의 삶도 중요하지만 육아와 병행해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쟤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에서

 맡아보려고 한다. 


(ps. 사회전체의 인식이 바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를 기다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보단 무브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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