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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Sep 08. 2024

밥 해 먹을 힘이 없는 일상

살려주세요...

이번주는 조금 힘든 일주일이었다.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훅 받았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보통 수면패턴은 저녁 11시 이전에 취침하여 늦어도 6시에 일어나는데 이번주는 11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고 아침 6시 15분에 일어나면서도 힘에 부쳤다. 그렇게 수면패턴이 엉망이니 일상의 삶도 조금씩 삐그덕거렸다.



그럼에도 엄마이니까 아이의 음식은 문제없도록 이것저것 열심히 만들어서 먹였다. 하지만, 나는 무엇을 먹어야 하지?


밥 해 먹을 힘이 없다.



우리 집 근처에 대형마트는 홈플러스가 있는데 밀키트의 종류가 엄청 많아졌다. 힘이 든 워킹맘은 죄책감을 덜며 하나를 골라본다. 사진은 없지만 이번에 먹었던 모둠버섯 두부전골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많은 종류의 버섯이 다양하게 들어가 있고 진액만 넣고 끓이면 되어서 간편하면서 맛있었고 즉석조리식품보다는 건강하게 먹을 수 있었다.


밀키트의 공통점 :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건 아쉬웠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전일 시황을 보며 경제뉴스를 보는 것, 매일 독서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워진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고 공부를 거의 못하는 환경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목표지향적인 나에게 내가 정한 독서와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건 꽤나 충격이었고 스트레스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의 융통성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 같다.


과거의 나라면, 이번주는 굉장히 부정적인 한 주였을 것이다.


아 이게 왜 이렇게 안 돼?
잠을 잤는데 왜 피곤해?
와 책을 10분밖에 못 읽었다고?


억울해...


이런 말들을 뱉으며 그다음 날에도 또 슬퍼했던 날들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겪어나가는 중이다.

어떤 날은 아이가 아파서 열보초를 서다가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채 회사에 출근하기도 한다.

어떤 날은 아이가 새벽 5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괜찮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단 5분이라도 매일매일 나를 위한 시간, 성장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면 그걸로 됐다. 과거의 나보다 성장하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글을 쓰기 전 오전에도 아이의 반찬을 또 만들었다. 엄마의 삶은 정말 정말로 바쁘다.


그리고는 나를 위한 건강한 아침도 만들어서 먹었다. 주말에 이 정도는 나를 위해서 만들어줄 수 있지. 내 자신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육아도 하고 고생이 많다!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를, 내가 제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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