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것을 언제 인지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다만 남들과 다르다는 걸 스스로 알았던 것 같다. 어렸을 적에는 다르다라는 것이 특별하다는 것과 비슷해 보였고 남들보다 특별하다는 것에 기뻐했다. 독특한 인간이였고 개성 있는 사람이였으며 꽤나 그것이 타인에게도 호의적이였는지 어딜 가서든 자신감이 있고 재밌는 존재였었다.
여러 가지의 일상의 롤러코스터를 거치며 도달한 곳은 어른이라는 무대였다. 나는 여전히 특별했으며 다른 이들과는 달랐다. 다만 그것의 특별하다는 것이 이제는 다르다는 것과 이상하다는 것으로 해석이 될 줄은 몰랐다. 내가 무대에서 해온 행동들은 그들의 시선에는 꽤나 괴팍하게 보여졌다. 사회는 꽤나 규범적이었고 보이지 않는 선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했다. 그리고 사회적인 용납의 선들은 다른 이들에게는 꽤나 넉넉했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살짝만 움직여도 닿을 듯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갑갑함을 이겨내지 못한 채 그 무대를 중간에 무책임하게 도망쳐버렸다.
어느덧 내가 나를 보았을 때 나는 이미 지뢰밭의 중앙에 있었다. 아니 오히려 중앙이면 좋았을 텐데 그 어디에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이곳을 벗어날지조차 알지 못한 채 그냥 확실한 것은 나는 지뢰밭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지뢰의 대부분을 내가 스스로 심었다는 걸 알아버렸다.
황량한 돌무덤이 있는 나의 장소엔 보이지 않는 무수한 선들이 자기방어를 하고 있으며 특별함은 이상함으로 변질되고 공감성이 없는, 사회성이 없음으로 치환되었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에 공감하지 못하는 내가 특별하다는 것이 꼭 좋았던 것만은 아니란 걸 깨닫는다. 그러나 이미 내 주위엔 너무 많은 위험한 것들이 만들어졌고 나는 그것들에 둘러싸여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다. 누군가 나의 이곳에 오려 해도 너무나 많은 장애물들이 가로막는다.
나는 특별했었고, 지금도 특별하지만 그 특별함은 부정의 의미 또한 같이 함유하는 의미였다는 것을 너무 늦게서야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