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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현 Nov 23. 2023

04. 상선약수의 삶 그 이후,

잘 즐겼지? 자 이제 미션을 줄게. 집 구하기 미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상선약수의 삶을 제대로 실행 중에 있다.

제주도에 아직 정착하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제주삶이 잘 맞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단벌신사로 왔는데 제주에 온 지가 벌써 일주일이 넘어간다.

그 사이 내가 좋아하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카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식당까지 찾았다.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고 나의 또또또또간집이다.)


함께 동침하는 친구도 생겼다.

밤마다 나에게 꼬치를 물고 조용히 방 안을 들어오는 치즈냥이..

고양이를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이야.

함께 살 부대끼며 자는 게 얼마나 정이 드는데,라는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다.

나는 함께 살 부대끼며 잠든 치즈에게

풰린럽(Fall in loveee) 해버렸다.



태어나서 처음 석양이 시작되고 끝이 나는 것까지 보았다.

몇 시간을 정말 바다와 변해가는 하늘색만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런 적이 있었나?

하늘이 무지갯빛으로 변해갔다. 하늘색에서 붉은색에서 곤색에서 검은색,

그 사이에는 이름 지어지지 않은 무수한 색들이 하늘을 채워갔다.

'마, 이기바로 여유로운 삶이라는 기다. 알긋나(알겠나)?'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해가 사라진 밤하늘의 건너편으로는 한라산이 보인다. 그 한라산 언저리에 슈퍼문이 떠있다.

이게 맞아?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제주도는 처음부터 꿈같더니 계속해서 꿈일 건가보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애묘인이 되었고,

제주도에 좋아하는 스폿들이 많이 생겼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이 무섭지 않게 되었다.

서핑, 펀다이빙을 몇 차례 더 했고,

내 피부는 구릿빛을 넘어 인종 변화를 하기 시작했다.

면접 본 곳에서는 합격통지를 받았고,

나는 이제 과업이 생겼다.


내가 살 곳을 찾아야 한다.

제주에서 집 찾기 미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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