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현 Jul 03. 2023

09. 개인의 자유를 허용하는 나라, 암스테르담

성매매, 대마초, 동성애가 합법인 국가

de nieuwe transgenderwet maakt ons meer mens.

새로운 트랜스젠더 법은 우리를 더 인간적으로 만듭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인간은 자신이 살아온 사회와 환경 속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뿌리 박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 그 가치가 마치 옳은 정답인 것처럼 살아간다.

기존의 통념에 반하는 다른 관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불편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러한 불편감은 고정관념과 편견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숟가락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손을 사용해 밥을 먹는 인도의 문화가 낯선 것처럼.

누군가에게  “오늘은 숟가락 없이 맨손으로 하루동안 밥을 먹어보세요.”라고 말한다면,

눈살을 찌푸리며 “어떻게 밥을 손으로 먹어요, 지저분하게.”라고 대부분은 말할 것이다.

인도에서는 손이 가장 깨끗하다고 생각하여 손으로 밥을 먹는데 말이다.

이렇게 문화는 가치를 만들어 낸다.


암스테르담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나는 ‘자유로운 나라’라는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성매매를 합법으로 하는 나라, 대마가 합법인 나라, 동성애가 합법인 나라.

이 세 가지만으로 우리는 개인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개방성과 다양성이 얼마나 높은 나라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문화의 가치가 얼마나 주관적일 수 있는지를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 어렵지 않게 대마초를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커피숍은 우리가 흔히 아는 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니다. 커피숍은 대마초를 팔고, 대마쿠키를 판다. 우리나라는 대마초를 법적으로 금하고 있는 국가이기에 이것이 맞나?라는 부정적 감정과 거부감이 먼저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것뿐만인가. 시내 한가운데는 홍등가가 대놓고 펼쳐져 있다.



이러한 우리에겐 생소고도 낯선 상황은 네덜란드의 'gedoge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라면 금지하지 말고 통제하는 게 낫다'


나는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며 거부감과 두려움보다는 우리가 당연스레 가진 관념이 '옳다, 그르다'라는 이분법적 잣대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겐 법적으로도, 규범적으로도 안 되는 개념이 13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먼 나라에서는 허용될 수 있구나.

그럼 개인의 자유를 허용하는 잣대와 기준은 어떻게 정할 수 있는가.

인생에 정답지가 없는 질문들에 대한 답은 어떻게 정의 내리면 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암스테르담은 동성 커플이 최초로 결혼식을 올린 나라이기도하다.

길을 가다 우연히 본 포스터, 화장실의 그림을 보고 머리를 세게 맞은 것처럼 놀랐다.


de nieuwe transgenderwet maakt ons meer mens.
새로운 트랜스젠더 법은 우리를 더 인간적으로 만듭니다.


생물학적 성을 단순히 여성과 남성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적 정체성에 따라 다양한 젠더를 존중해 주는 포스터를 보고 너무 놀랐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암스테르담은 공용 화장실이 매우 많았다.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지만 남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 남성의 신체이지만 여성의 젠더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 트랜스젠더, 게이, 이 밖의 내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젠더정체성을 존중해주고 있는 문화였다.

우리나라에서 공용 화장실은 불편하고도 가는 것이 꺼리게 되는 화장실 중 한 곳이었다.

암스테르담에서의 공용 화장실에 대한 개념은 나의 기존 프레임을 깨 주는 경험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08. 고흐, 누가 비운의 화가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