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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삶은 의미다 2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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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Nov 19. 2022

44. ‘실패(失敗)’의 의미

삶은 의미다 - 44

‘실패(失敗)’는 ‘어떠한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失(잃을 실)은 手(손 수)에 획을 하나 더 그어 나타난 모양으로 ‘잃다’ ‘수(失手)하다’ 등의 뜻이다. 손으로 잡지 못하고 떨어뜨린다는 의미에서 ‘잃다, 떠나다, 도망치다, 빠뜨리다, 오인하다, 잘못, 어긋나다’ 등의 많은 부정적인 뜻들이 파생되었다. 敗(질 패)는 뜻을 나타내는 攴(칠 복)과 소리를 나타내는 貝(조개 패)가 합쳐진 한자로 ‘지다’, ‘패배하다’, ‘썩다’ 등의 뜻이다.

우리는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다. 생존하기 위한 기능과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은 실패의 연속이다. 특히 운동 능력을 배우기 위한 과정은 끝없는 실패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걷기 위해서 수없이 넘어지는 것부터 시작하여 자전거를 타기 위해 무릎을 다치는 일, 기술 습득을 위한 수많은 연습 과정은 실패를 거듭함으로써 점점 성공의 길로 가는 것이다. 주로 자신이 세운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사소한 실패도 많이 경험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 실패를 한다는 것이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란 말도 있지 않던가?

인간을 포함한 생물 진화의 기반 원리인 자연선택도 끊임없는 실패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개별 돌연변이는 생존에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미리 알 수 없으며, 일단 자연에 내던져진 후 적합한 것은 살아남고 생존에 실패한 것은 사라진다. 그중에 인간은 생존에 가장 실패하지 않고 성공한 존재다.

실패한 사람만이 아니라 성공한 사람들도 실패를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성공했어도 언제 실패해서 급격하게 추락할지 모르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업은 끊임없는 도전이 요구되기 때문에 한 번 성공했어도 큰 실패의 가능성이 상존해있어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패할 가능성이 적은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도전적인 사람들은 더 큰 성공을 위하여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실패할 가능성과 잃는 것의 크기, 성공할 가능성과 얻는 것의 크기를 고려하여 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패의 정도도 천차만별이어서 작게는 가벼운 실패부터 크게는 목숨에까지 위협이 가는 실패도 존재한다. 또한 같은 실패의 정도라도 와 닿는 실제 영향은 실패한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같은 사업 실패라도 금수저와 흙수저인 사람에게 와닿는 실패의 정도는 천지 차이다.

실패는 그에 대처하는 마음가짐과 방식에 따라 좌절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패는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두려워하지만, 그렇다고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다. 실패 뒤에는 어떤 형태로든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패 속에서 교훈과 정보는 찾아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실패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 두려운 괴물로 볼지, 반가운 선물로 볼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 피하면 기회를 놓칠 수 있고, 기회를 못 잡으면 후회가 남을 수 있다. 실패는 삶의 상처가 맞다. 상처에 새살이 오르듯 실패한 자리에 삶의 새로운 철학이 싹튼다. 실패란 나에게 좀 더 알맞은 기회를 주기 위해 하늘이 내린 숙련의 시간이다.

실패는 약점이 아니라 자산이다. 실리콘밸리는 성공이 아닌 실패의 요람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초기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아마존을 가장 편하게 실패하는 회사로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적었단다. 실패에 대한 최상의 긍정 자세 아닌가. 사람은 실패를 통해 자신의 약점도 알게 된다.

실패는 도전해 본 사람,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경험해볼 수 있는 감정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패를 극복하는 능력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 현대 사회에서는 도전적인 삶을 진취적으로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커도 용기를 갖고 도전하도록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감당 능력에 따라 잘 판단해야 할 일이다. 실패로부터 도전정신을 배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작가 데일 카네기는 ‘낙담과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두 개의 디딤돌이다.’라고 말하면서,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실패를 성공의 이정표로 생각하자. 실패는 순간의 좌절일 뿐, 상처는 금방 지나간다. 둘째, 실패는 소중한 스승이다. 삶은 실패하면서 성장하며, 성공으로 끝을 맺는다. 셋째, 실패는 약점을 알려준다. 실패는 나약해진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이다. 넷째, 수시로 노력의 방향을 수정하라. 실패를 되풀이하는 이유는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방증이다. 다섯째,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힘든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가장 나은 방법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실패할 때마다 좌절이냐 또 다른 기회의 선택이냐를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사랑에 실패한 경험처럼 쓰라린 것도 없다.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아주 빈번하게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패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이 사랑의 영역이라는 말이다. 일반적인 실패의 경우는 열심히 원인을 찾아내어 개선하려고 노력하지만, 포기 불가능한 사랑은 그게 잘 안된다. 소로 우(Henry David Thoreau)는 ‘사랑을 치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실패를 극복하는 적절한 방법은 새로운 사랑의 의미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애인과의 이별로 가슴 아파한다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만 기다려보라. 자신의 영혼에 더욱 흡족한 다른 애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혹은 지금은 연애보다 다른 일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

실패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을 완벽주의자라 한다. 완벽주의자는 사는 재미를 모른다. 매일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몸을 다 바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삶을 즐긴다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완벽주의자들에게는 매일 시험이라는 것이 문제다. 더욱 매일 100점을 맞아야 하는 시험이라니.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는 삶이 완벽한 것이 아니고, 피곤할 뿐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곡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길도 있을 수 있는데 원하는 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문이 닫힌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 있는 법이고,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도 기다리고 있다. 내일의 지혜와 지식을 쌓는 데 오늘의 실패가 밑거름으로 작용하면 족한 것이다. 세상에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말이지 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게 인생이다.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실패한 인생은 아니다. 실패한 인생이란 없다.

에디슨이 전구를 만들어내기까지 만 번의 실험을 실패한 후에 성공하고 했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나는 만 번을 실패한 것이 아니다. 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맞지 않는 방식 만 가지를 찾는 데 성공한 것이다. 맞지 않는 방식들을 다 제치고 나면, 결국 맞는 방식에 도달한다.’라고 하면서 자신은 한 번도 실패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실패했다 좌절하지 말고 반복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발명이고 창조다.

성공을 관리하는 것보다 실패를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지난 실패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도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성공에 대한 확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불확실한 상황에 서슴없이 달려드는 용감한 이에게 성공의 운이 찾아올 확률이 더 높은 것만을 틀림없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실패를 통해 조금씩 나아가는 기쁨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안 하는 사람은 성장 자체가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경험을 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잘하는 것에만 매달리거나 실패의 두려움이 큰 사람보다는 실패 후에 빨리 회복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더 현명하다. 분명한 사실은, 세상에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실패에 오래 머물러 있지 말고,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이리라.

삶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실패가 거듭될수록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실패는 언제나 함께하는 친구이며, 성공은 어쩌다 찾아오는 손님이다.’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실패가 쌓이고 쌓여 하나의 성공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반드시 다시 일어서고야 말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실패와 절망을 통해 인간이 조금씩 성숙해가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떠나라. 할 때까지, 될 때까지, 이룰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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