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단추(문숙)

[하루 한 詩 - 170]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장롱 밑에 떨어진 단추

어둠에 갇혀

먼지 더미에 푹 파묻혀 있다

어느 가슴팍에서 떨어져 나온 것일까


한 사람을 만나

뿌리 깊게 매달렸던 시절을 생각한다

따스하게 앞섶을 여며주며

반짝거리던 날들


춥고 긴 골목을 돌아 나오며

한 사람의 생애가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채우다, 끝내

서로를 동여맨 실이 풀려

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단추


세상 밖으로만 구르다

먼지들 무덤처럼 뒤집어쓴 채

잊혀진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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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을 여미기 위한 단추

너무 단단하지도 헐렁하지도 않을 만큼

단추와 천 사이가 적당히 떨어지도록

실기둥을 만들어 주어야 기능을 발휘한다.


누런 황금색 단추가 달린 교복을 입고

학생 신분을 자랑스럽게 뽐내다가

누군가에게 단추 하나라도 떼이면

교문을 통과하지 못하곤 했다.


어느 날 셔츠의 단추를 채우다

힘없이 떨어지는 허전함이라니

내 몸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멀어지는 그대를 보는 허망함


늘 단단히 붙어있을 것만 같아도

옷깃을 단단히 여며줄 것만 같아도

영원한 것이 없듯이

나의 세계에서 떨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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