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아내의 이름은 천리향(손택수)

[하루 한 詩 - 169]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세상에 천리향이 있다는 것은

세상 모든 곳에 천 리나 먼

거리가 있다는 거지

한 지붕 한 이불을 덮고 사는

아내와 나 사이에도

천 리는 있어,

등을 돌리고 잠든 아내의

고단한 숨소리를 듣는 밤

방구석에 처박혀 핀 천리향아

네가 서러운 것은

진하디진한 향기만큼

아득한 거리를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지

얼마나 아득했으면

이토록 진한 향기를 가졌겠는가

향기가 천 리를 간다는 것은

살을 부비면서도

건너갈 수 없는 거리가

어디나 있다는 거지


~~~~~~~~~~~~~~~~


천리향이라는 이름의

나무는 향기로

귤은 맛으로

천 리를 간다.


부비부비 이불속이라도

마음은 천 리일 수 있고

천 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이불속일 수 있다.


얼마나 그립고 그리웠으면

향기로 맛으로

천 리를 갈까?


몸 따로 마음 따로

천 리 떨어져 살지 말고

몸도 함께 마음도 함께

부비부비 이불속에서 사시길~!

이전 18화168. 마침표 하나(황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