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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석연 Mar 18. 2024

149. ‘글(文)’의 의미

삶은 의미다 - 149

()’은 특정한 의미나 목적을 가진 내용을 글자로 표현한 것으로 이를 통하여 정보 전달, 이야기나 감정의 표현, 또는 사실이나 의견 등을 나타낼 수 있다. 글은 그림, 그리움과 어원이 같다. 모두 긁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긁는다는 것은 뾰족한 도구로 어떤 대상에 흔적을 남기는 행위인데, 문자의 형태로 긁는 것은 , 색으로 화폭에 긁는 것은 ‘그림’,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모두 참으로 아름다운 단어들 아닌가?

문자는 언어를 표기하기 위한 시각적인 기호 체계이다문자가 모여서 문장이 되고 글이 된다. 말은 하는 동시에 사라지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강하기 위해 문자가 만들어졌다. 문자의 발명과 함께 인류는 지식을 단기간에 대량의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어 불, 수레바퀴와 함께 인류 3대 발명품으로 꼽기도 한다. 이렇게 글은 말과 달리 문자를 통해 생각을 장기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말로 표현하면 우리의 생각은 그것이 말해지는 동안에만 존재한다. 그러나 글로 쓰면 생각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어 오랫동안 사고할 수 있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들이 확장되고 발달하게 한다. 이렇게 음성 정보인 말을 문자의 형태로 기록하게 됨에 따라 인류의 정보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종이의 전신인 파피루스의 수입이 그리스 땅에 매체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말을 글로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첫 번째 지식의 폭발이다. 지식의 확산과 공유, 그리고 융합의 결과였다. 15세기 인쇄술의 발명으로 두 번째 지식의 폭발이, 인터넷과 정보기기의 발달과 함께 세 번째 지식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글은 동시에 대량으로 지식을 전달하여 단기간에 수많은 인류 문명의 발전을 끌어낸 원동력이 되었다. 문자의 발명과 글은 인류가 오늘날의 세계로 발전하는 데 매우 큰 공헌을 한 도구라는 얘기다.

인간의 소통은 말과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세상에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지만 말하고 글을 쓸 줄 아는 것은 인간뿐이다. 말과 글은 우리가 생각을 나누고, 지식을 전달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글을 소중하게 기록하고 보관했던 나라들은 그 기록을 후손들이 고스란히 받아 누리고 있다.

글의 종류는 뉴스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기사,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이나 견해를 표현하는 글로 주로 주제나 주장을 논증하거나 고찰하는 에세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글로 등장인물과 플롯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 감정이나 아이디어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글로 시적 언어와 리듬을 사용하는 , 연구나 학문적인 주제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과 논의를 담은 논문,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기록하는 일기, 특정 주제나 지식을 전달하거나 설득하기 위한 강연 등 주제나 목적에 따라 글의 종류는 다양하다. 

또한 글쓰기의 장르는 어떤 주제나 현상에 대해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는 설명, 어떤 사람, 장소, 사물, 경험, 감정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하는 서술, 어떤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논리적이고 타당하게 주장하고 뒷받침하는 설득, 어떤 사건이나 경험에 대해 시간적 순서대로 나열하는 이야기, 어떤 주제나 감정에 대해 음운, 어조, 운율, 비유 등을 활용하여 아름답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 어떤 작품이나 현상에 대해 근거를 들어가며 평가하고 비판하고 해석하는 비평, 어떤 이야기나 상황에 대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새롭고 독특하게 만들어 내는 창의,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프로세스 등에 대해 명확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지시하는 기술, 어떤 주제나 현상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연구하고 논증한 결과를 발표하는 학술 등 이외에도 수많은 장르가 있다.

글을 쓸 때는 독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들에게 맞는 단어, 문장, 표현법 등을 선택하여야 하며 글의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써야 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짜임새 있는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문단과 문단, 문장과 문장의 연결 관계가 분명하여 논리적인 구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내용이 진실해야 하고 표현은 간결하며 정확해야 한다. 더불어 독창적인 표현과 문법에 맞는 표현으로 좀 더 세련된 글을 만들 수 있다.

글에는 말과 같이 이 있다. 말보다 훨씬 깊은 생각을 거쳐 나온 글은 말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 생각의 그릇을 나타내는 것이다. 자아 성찰에 대한 글로 더욱 진중해지고, 도전적인 글로 에너지가 넘칠 수 있다. 글을 쓴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글 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으며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처럼 글을 쓰면서 자기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되고,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서도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 요즘 선거 국면에서 과거 말과 글 때문에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뉴스들을 보면서 절감하지 않는가.

우리는 보통 생각대로 말하고 생각대로 글을 쓰지만반대로 말하는 대로 생각하고 글 쓰는 대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처럼 말과 글은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말과 글이 바뀌면 생각의 그릇이 바뀌고 삶이 바뀐다. 글은 말과 함께 생각의 표현이고 결국, 그 생각이 삶으로 나타난다. 생각이 정제된 글로 깊이가 있는 생각의 그릇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한층 인생을 단단하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차분하게 다 풀어놓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때 글을 쓴다. 마음에 들지 않은 세상을 향해 외칠 때도, 마음에 드는 세상을 껴안을 때도 모두 글을 써서 한다. 이렇게 쓴 글들은 주인이 둘이다.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수많은 글이 글을 쓴 사람은 하나지만 글을 읽는 또 다른 글 주인의 손을 기다리며 무한의 공간에서 머물다 인연이 되어 닿아 읽는 주인이 된다. 어찌 보면 글은 쓰는 주인이 중요할 것 같지만사실은 읽는 주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훨씬 중요하다어떤 글은 한 사람의 가슴에 평생 새겨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면에서 글을 쓰인 주인은 영광은 없고, 더 좋은 글, 더 많은 글을 더 많을 읽는 주인들에게 써야 한다는 고통이 수반된다. 하지만 고통만 따르는 것은 아니다. 내가 쓴 글이 수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감동을 준다는 기쁨이 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다가가 정성스레 읽히고 감동을 준다는 기쁨을 어디에 비할까. 그 기쁨으로 이 시간에도 작가들은 기꺼이 글을 쓰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글쓰기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진실하고 정의로운 글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위대한 작가들이 이 땅에는 무수히 많다지금이 글을 읽는 브런치 작가님들께서도 능력은 미약하지만 창대한 꿈을 꾸며 오늘도 지친 몸으로 낡은 책상에 앉아 밤을 지새우고 있다창대한 꿈이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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