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의미다 - 181
“생명의 본질은 운동에 있다.”[아리스토텔레스]
‘운동(運動)’은 ‘모든 종류의 움직임’을 뜻하는 단어로 우리들은 ‘사람이 몸을 단련하거나 건강을 위해 몸을 움직이는 일’이란 의미로 사용한다. 그 밖에도 물리학에서는 물체가 시간에 따라 공간적 위치가 바뀌는 것, 사회학에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을 운동(선거 운동, 환경 운동 등)이라 한다. 운동과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는 ‘체육(體育)’이 있는데 둘의 뜻은 조금 다르다. 운동은 ‘움직이는 것’ 그 자체를 말하고, 체육은 ‘몸을 기르는 것’으로 몸의 움직임을 통해 도달하는 것이다.
‘활동(活動)’이란 말은 ‘살아있는 움직임’으로 생명력의 느낌이 있으며 움직이는 것 자체에 의미하는 운동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활발하지 않아도 그냥 움직이기만 하면 운동이고, 활동은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이어야 한다. 활동은 운동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운동이 단순히 신체를 단련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운동의 궁극적인 효과 중에 바로 정신 건강의 증진도 있다. 운동을 하는 것은 뇌를 쓰는 것과 같으며, 애초에 뇌 자체가 신체를 움직이기 위해 진화하고 발달한 것이다. 당연히 건강한 신체에 온전한 정신 건강이 깃들어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 뇌가 정신에 부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들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현대인의 상당수는 절대적인 운동 부족에 처해 있다.
운동은 그냥 보기 좋은 취미가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요소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도 서서히 내리막길로 가기 때문에 이를 조금이라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젊은 시절부터 운동하는 게 연골조직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일명 ‘7330 캠페인’이라 하여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하기를 권장한다.
전문가나 의사들이 운동을 추천하는 이유는 운동이 수명 연장이나 심장마비 같은 급성 질환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비만 및 체지방 조절 등에 효과가 있어 심혈관질환이나 수명에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격렬한 운동보다 천천히 달리기,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이 기대수명을 유의미하게 늘려준다고 한다.
운동의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관절이 손상되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약해진 관절에 운동으로 인한 하중으로 관절이 쉽게 손상된다. 체중이 적게 실리는 가벼운 운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모든 나이에 운동이 권장되는 것은 부작용보다 장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운동 부족은 흡연과 음주, 고혈압 당뇨 등과 같은 위험 요인들보다 우리 몸에 더 해롭다 한다. 중독 수준의 지나친 운동도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 과도한 운동도 안 하는 것보단 낫고, 가장 좋은 것은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이다.
운동은 종류도 많고 목적도 많으며 세분되어 있다. 첫째, ‘단련 운동’은 몸을 움직여 단련시키는 데에 주목적을 가지며, 개인에 큰 의미를 가지는 운동이다. 목적은 다이어트나 몸짱이 되는 것으로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있으며 일부 격투기도 이에 속한다. 둘째, ‘노동(勞動)’은 몸을 움직여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효율적이고 움직임이 규칙적이며 특정한 목적을 성취하는 운동이다. 몸을 움직여 일을 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결과를 창출해야 하므로 힘이 많이 들고 재미가 없다. 움직임으로서 결과를 창출하는 모든 행위는 노동이다. ‘일은 일이고 운동은 운동이다.’라는 말처럼 노동을 운동으로 취급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적절한 노동이 체력을 향상하지는 못해도,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편이 된다. 무엇보다 체력에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규칙적인 습관이다. 셋째, ‘경쟁 운동’은 몸을 발달시켜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에너지 소모가 효율적이고 몸의 발달보다는 기술의 발달에, 기술의 발달보다는 승리에 더 많은 의미가 있는 운동이다. 전력 질주 운동, 격투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넷째, ‘단체 운동’은 몸을 움직이면서 여러 명과 협동하여 결과를 창출하는 데 주목적을 가지는 운동이다. 에너지 소모가 효율적이고 개개인의 발달과 기술보다는 전체 인원과의 협동과 조화를 이루어 결과의 우세에 더 많은 의미가 있는 운동이다. 우리가 스포츠라고 부르는 운동이 여기에 속한다. 전략과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을 생각해 보면 된다.
비만이 병인 시대에 살면서 이 시대의 화두는 ‘다이어트’이다. 사람들은 살이 찌기는 쉬운데 빼기는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어지간히 운동을 해도 체중에 줄어들거나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운동의 효과는 속살에서 먼저 반응한다. 눈에 보이는 효과는 없어도 지방간이나 복부지방과 같은 속살부터 효과가 나타난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특히 비만한 사람은 운동을 통해 심장병이나 당뇨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다. 다이어트를 하면 즉각적으로 살을 빼줄 마법의 약을 원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살을 어떻게 빼야 하는지는 우리가 모두 잘 안다.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을 더 하면 된다. 다이어트도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과 비슷하다. 행복을 가져오는 것들이 뻔하고 사소하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은 것처럼 다이어트도 매일 꾸준히 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다이어트에 성공해 더 많이 행복해지는 비결도 당연히 ‘적게 먹고 더 많이 운동하라’는 것이다. ‘매일 꾸준히~!’라는 양념과 함께. 너무 뻔하고 간단한 원리가 실천하기는 가장 어렵고 꾸준하기는 더욱더 어렵다는 것이 다이어트의 딜레마다.
매사에 우리가 선택한 고통이 우리를 만들기도 한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멋진 몸을 갖고, 워커홀릭은 초고속 승진을 하며 고된 연습을 견딘 아티스트는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한다. 고통이라 생각했던 시간이 단련의 시간이 된 거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근육이 터질 것 같은 훈련의 시간이 고통스럽지만, 단련의 시간이 된다. 그렇게 견딘 시간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좋은 체력으로 나타나고, 그 체력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해준다. 무언가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되게 되어 있다. 글을 쓸 때는 창작의 고통이 수반되고, 앞서 말한 운동에는 신체의 고통이 수반된다. 좋은 일을 하는 건데 사람들의 오해로 마음의 고통이 수반되기도 한다. 그 고통의 시간이 정당하다면, 반드시 단련으로 보답받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 이 순간 행하는 당신의 모든 수고와 고통이 당신을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할 일이다.
육체의 무게 중심이 높으면 불안하고 낮으면 안정되고 편하다. 그래서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을 것이 당연하다. 배의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밑바닥에 평형수를 넣어 안전하게 바닷길을 나아간다. 인간의 육체는 무게 중심이 높거나 움직이면 불안하기에 그 상태에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 피곤하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무게 중심을 낮추어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게 중심이 지표면보다 낮아지면 어찌 되겠는가? 인간은 육체의 무게 중심이 낮아질수록 안정되고 편하긴 하지만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도 함께 기억할 일이다.
‘보생와사(步生臥死)’ 즉,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걸생누죽’이다. 잘 걷기만 해도 무병장수한다. 자주 걷지 않으면 모든 걸 잃는다. 언제 어디라도 좋다. 걷으면 건강해지고 즐겁다. 허리둘레는 가늘수록, 허벅지 둘레는 굵을수록 좋다 하지 않던가. 소식하고 운동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운동 습관만큼 든든한 노후 자산도 없다. 다이어트도 적게 먹는 것보다 많이 움직이는 것이 먼저다.
삶은 움직임에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아니더라도 진정한 삶은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라는 속설이 있다. 움직임(운동)의 고통이 우리 생명의 본질임을 잊지 말고 오늘도 달려 나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