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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북카페 Jul 01. 2022

스무 개의 손가락이 단체 마중 나오는 드라마

청정 드라마가 고팠던 분들을 위한 사심 가득 추천서

홍자매의 새 극본이 어김없이 시청자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다. tvN 상반기 기대작, 주말 드라마 <환혼> 얘기다.

여주인공 교체에, 아이돌 연기력 논란에, 괴랄한 설정이

연신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부문에서 재차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걸 보니

이상하다 이상하다 하면서 이상하게 다들 보는 듯한, 해서

조만간 시청률 상승에서도 박차를 가할 듯한 조짐이다.

(이래 놓고 안 오르면 머쓱타드니, 꼭 두 자리 찍길 바람)     


드라마 <환혼>의 남녀 주인공 : 이재욱, 정소민 배우


이쯤 되면 좋든 싫든 '역시 자매 힘은 위대했다'가 통한 셈.

<호텔 델루나>에서 상상력과 필력의 정점을 찍었던 그들이

(아, 물론 일본 만화 표절 논란으로 홍역을 앓긴 했었지만)

과연 그 이상의 화제성을 낳을 수 있을 것인가 염려됐는데,

그 어려운 걸 또 해냈다. 상상의 나라 ‘대호국’을 판타지 &

로코물 배경으로 설정하면서 CG 도 더 화끈해졌으므로.    

  

배우들의 매력을 논하기엔 아직은 이렇다 할 만한

명장면이 없어서 아쉽긴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주인공 이재욱 되시겠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마르꼬 한' 역의 이재욱 배우

   

2018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발암 청년

‘마르꼬’로 데뷔했을 때부터 비범한 마스크다 싶었는데,

이듬해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는

멍뭉미로 여심 스틸 제대로 하더군. 그리고 그다음 해

또 한 번 주연으로 등장하게 된 드라마가 있었으니-

현재 넷플릭스에서 묵묵히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이다. 이 드라마 속 남주로

등장한 이재욱은 츤데레 왕자님 역할을 맞춤옷처럼

소화해 내며, 차세대 로코물 프린스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드러내 주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비단 남주의

매력만 훑고 넘기기엔 논할 가치가 넘치는 작품이었으니-


자, 여기서부터 오늘 이야기는 본론으로 접어든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면 아임 베리 쏘리. 댓츠 올라잇?


<도도솔솔라라솔>의 꽁냥꽁냥 채권자 & 채무자 : 이재욱, 고아라 배우


2019년, <동백꽃 필 무렵>의 무공해 열풍을 기억하는가?

아, 오해 마시라. 철 지난 얘기 또 재탕하려는 건 아니니까.

2020년 연말-동백꽃 라이트 버전이 나와서 꺼낸 말이다.

주인공은 <도도솔솔라라솔>. 보시 듯, 타이틀은 영 별로다.

솔직히 말해 '동백꽃 필 무렵' 역시 제목은 진짜 아녔잖나.    

  

같은 상황이라 보면 된다. 빛 좋은 개살구 아닌 빛 안 좋은

설탕 살구라고나 할까. 한입 베어 물면은 달콤한 맛이 폴폴

한데, 겉으로 봤을 땐 참 손이 안 가는 뭐 그런 시추에이션.     

 

사람을 대할 때도 겉만 보고 평하면 아니 되듯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대할 때도 제목이나 포스터만 보고 판단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남루한 차림의 사람이 그 속에 고매한

영혼을 품은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첫인상과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한 땀 한 땀 찬찬히 본다면.



가장 맘에 들었던 건 뭐니 뭐니 해도 캐릭터들 심성이다.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는 어느 작가의 말을 머리론

이해하면서도 속으로는 삐죽거렸던 이유와 맞닿아 있다.

동화 같은 소리라며 쯧-하실지 모르겠으나, 난 믿고 있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단 사실을. 그런

믿음 없이 매일을 산다는 건 너-무 슬픈 일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는 그런 믿음에 대한 작은 응답과도 같다. 심성이

고운 사람들이 색칠하는 한 폭의 크레파스 그림 같은 얘기-

그게 바로 <도도솔솔라라솔>이다. 다소 식상할 수 있는

극 전개 사이에 뜻밖의 반전들이 배치된 것도 매력 포인트.   


<도도솔솔라라솔>의 '키다리 아저씨' 김주헌 배우와 '캔디' 고아라


물론 마지막 회의 억지 부활 설정은 아쉽기도 했으나,

사랑스러운 고아라의 눈에 슬픔이 가득한 채로 끝이 났다면

그 또한 매우 유감일 듯. 데뷔 20년 차의 원로배우(ㅎ)

고아라님 필모그래피 중 단/연 역대급 귀욤미를 뿜어내는

캐릭터를 만났는데, 그 뒷모습이 우울해선 안되지. 응응.   

   

배우 고아라가 이리 사랑스러웠나- 매회 놀라며 지켜봤다.

연기가 아닌 사람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스러움.

이제야 몸에 착붙인 역할을 맡은 것 같아 흐뭇할 정도였지.

'쇼핑왕 루이' 때 보다 더 멋지게 써 준 오지영 작가께 감사.

루이에서는 서인국을, 라라에선 고아라를 재발견해줬으니.  

    


놀라운 건, 고아라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이라는 사실!

행복하게 피아노 치는 연/기가 늘 좋았다. 기분이가 좋았어.

피아노 학원에서 도망치기 바빴던 내 소녀시절,

흑백 건반 소리가 참 징글징글했는데...

이제 와 보니 음악은 신의 선물이었구나 하는

깨달음마저 얻었다. 체르니에서 멈춘 내 손가락을 다시

움직여 볼까 하는 몽글몽글 감성까지 차오른다고나 할까.   

   

극에 등장한 피아노 명곡들 중 가장 아름다운 연탄곡은

이남연, 김소형의 Twenty Fingers. 써브 타이틀은 ‘마중’.

남자 친구 퇴근 무렵이면 늘 이 곡을 친다는 데서 붙은

부제이리라. 스무 개의 손가락도, 마중도 모두 맘에 든다.  

둘 다 두 사람 간 마음이 연결되어야만 하는 단어니까.


익숙함에 속아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

‘괜찮아,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할 거야’

마중 나와 주는 듯한 이 곡을 나는 몹시 사랑한다.

행복하고 싶다면 첨부 영상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t16BBPZqqI0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 ost "Twenty Fingers (부제:마중)"
*ps.
도도솔솔 연관검색어는 강아지다.
보면 안다, 왜 강아지인지.
녀석을 볼 때마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새 식구를.. 들여?
이재욱으로 시작해 고아라로 갔다 강아지로 끝나는 - 대혼동 그 잡채인 my 의식의 흐름에 감탄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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