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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May 31. 2024

할 말을 '잘' 하는 법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4/05/31 업로드


할 말은 하는 것과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빈아가 친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한다.)


기분을 그대로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내가 세운 '어른'의 기준과 정 반대편에 서 있다.

빈아_하, 그냥 말하지 말걸. 안 하느니만 못했어.

(그러나 곧바로 후회한다.)


하지만 애초에 사람은 완벽하려 해도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와 상관없이 어리게 행동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어린 빈아와 나이 든 빈아가 나란히 서서 말하고 있다.)


여기서 차이를 만드는 건, 그 이후의 태도에 있다. 물론 나이가 어리다고 태도까지 어린 건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 어른스럽지도 않은 것처럼.

(어린 빈아와 나이 빈아가 서있는 계단 위로 시간이 지난 후의 나이 빈아가 있다.)


요지는, 기분이 그대로 전달되어 버린 대화 직후의 태도가 아닌 시간의 텀을 가진 후의 진정성 있는 변화에 있다.

(같은 그림에서 이번엔 어린 빈아가 한 계단 위로 올라간다. 나이가 어리다고 성장이 더디거나, 나이가 많다고 어른스러운 건 아니라는 걸 표현한다.)


후회를 했든 더 나은 결론에 도달했든, 후회를 했다면 사과를 하고,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상대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빈아_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었어.

(다시, 친구에게 말하는 빈아.)


그래야 생각의 꼬리를 잘라내고 사건을 끝맺을 수 있다.

(친구와 빈아가 마주 보고 웃는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태도로 드러나 버린 순간, 후회 거쳐 다시 재정리하는 시간까지 가진다.

('후-'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빈아의 얼굴 클로즈업.)


그리고 오히려 상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때의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짚고 넘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다.

(손을 잡고 걸어가는 빈아와 친구의 뒷모습.)


 나는 할 말은 하는 성격이다. 내가 하는 일에 있어 특히 더 그렇다. 내 생각에 더 효율적인 방법이 떠오르면 몸을 먼저 움직여 시도하거나 상대에게 제안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선은 넘지 않으면서 내가 느낀 기분을 최대한 정리해서 전달한다. 물론 가끔씩 서툴 때는 있다.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가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굉장히 의식한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보다 내게 주어진 책임들이 우선이었고, 평범에 가까워야 사회에 잘 스민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효과는 있었다. 덕분에 두루두루 잘 지내는 사람이 되었고, 내 맡은 바 성실하고 열심히 해내서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되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든 탓에 나의 변화를 제때 알아차리지 못했다. 혼자만 동떨어지는 것이 두려워 내면을 다지고 쌓을 새 없이 새로운 것들을 먼저 접하려 했다. 그리고 어릴 적 꿈 역시 당연히 현재의 꿈이라고 여겼고, 그래서 결국 방황의 시기를 거쳐야만 했다. 그렇게 20대 중반을 맞이했다.


 어릴 때부터 할 말은 하는 편이었지만 그 정도와 타당성이 지금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상처를 주고받기도 고, 참으며 속을 버리기도 했다. 그 적정 선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어쩌면 지금 내가 만든 선도 최선이 아니지만, 확실한 건 예전보다, 어제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렇게 변화한 데에는 빈아와 백야를 그리며 나를 세상에 전하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이야기를 더 탄탄하게 쓰기 위해 책을 읽고 끊임없이 내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 것. 그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을 갖게 했다. 사실 할 말은 하면서 후회도 같이 하는 편이라 늘 자책하긴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러한 순간마다 나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관계든, 업무든, 스스로에 대한 앎이든.


 후회를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어린애처럼 기분을 태도로 드러냈을 때와 머리로는 잘 정리했으면서 정작 말로 잘 전달하지 못했을 때 그렇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것과 할 말은 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개인적으로, 기분을 그대로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내가 세운 '어른'의 기준과 정 반대편에 서 있다. 그래서 어쩌면 어린애 같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애초에 인간 자체가 완벽하려 해도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와 상관없이 어리게 행동하는 순간들이 있다. 여기서 차이를 만드는 건, 그 이후의 태도에 있다. 물론 나이가 어리다고 태도까지 어린 건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 어른스럽지도 않은 것처럼. 요지는 기분이 그대로 전달되어 버린 직후의 태도가 아닌, 시간의 텀을 가진 후의 진정성 있는 변화에 집중했냐에 있다.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그 단어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어' 하며 후회를 했든, '그래도 용기를 내서 말했다', '속이 시원하다', '그 말은 꼭 했어야 할 말이었어' 하며 더 나은 결론에 도달했든, 후회를 했다면 사과를 하고,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상대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생각의 꼬리를 잘라내고 사건을 끝맺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태도로 드러나 버린 순간, 후회의 시간을 거쳐 다시 재정리하는 시간까지 가진다. (그리고 오히려 상대는 내 생각보다 그때의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짚고 넘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다.)


 머리보다 말이 앞서 원래 전하려던 것보다 센, 혹은 엇나간 발언을 했거나 태도를 보였을 때도 후회를 하게 되는데, 급할 거 없으니 차분히 정리하고 다시 전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이 부분은 언어적인 부분이 발달하면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평소 자주 그런다면 귀가 닳도록 들었던 '독서'의 시간을 자주 가지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나 말로 전하는 '발표'를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


 나는 오늘도 읽고 쓰고 말한다. 후회하고 재정리하고, 다시 전달한다. 용기를 낸 스스로를 칭찬하고 서툰 부분을 고쳐나간다. 그렇게 성장하는 중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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