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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Jan 18. 2023

[고시원15] 고시원의 나시고랭

고시원의 인도네시아


요즘 갑자기 빠지게 된 음식이 있다.

바로 '나시고랭'


인도네시아의 음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에도 랭크된 적이 있다.


얼핏 먹으면 그냥 굴소스로 볶아낸 볶음밥 같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 적당한 간간함과 아주 살짝 감도는 매콤함, 액젓 베이스의 감칠맛을 모아놓은 삼위일체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지에선 삼발소스와 여러 재료를 합쳐 나시고랭을 만들지만, 시중엔 편하게 '나시고랭 소스'라는 제품이 나와있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티아시아의 발리 나시고랭 소스. 이마트에서 샀다.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라 그런지 언젠간 단종될 것 같다.ㅜㅜ 이마트에서 한 병에 2천 원밖에 안 해서 두병을 사 왔다.





제품의 설명서엔 닭다리살과 양파를 넣고 같이 만들면 좋다고 하지만 여긴 고시원.

사실 고시원에서도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수 있지만 귀찮아서 더 이상 일을 벌이지 않기로 한다. 물론 첫 고시원인 스무 살 때는 불고기도 재워서(야채, 소스도 배주스 사서 만들었다) 소분해 놓고 먹었던 기억이...ㅋㅋㅋㅋ 망갱이가 얼마나 음식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나시고랭 소스로 요리할 때 알아둘 게 있는데, 기본 베이스가 생선의 액젓. 즉, 피시소스라서 요리하려고 넣었을 때 비릿한 향이 확- 날 수 있다. 생선 비린내랑 비슷한데 요리하다 보면 금방 날아간다.

그리고 음식을 완성하면 향이 전혀 나지 않고 감칠맛만 남는다.






이 소스로 두 가지 요리를 해봤다.


첫 번째는 미고랭. 나시고랭 소스로 만든 볶음 쌀국수이다.

1. 쌀국수 면을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고(끓는 물 1-2분) 찬물에 살짝 식혀 채에 받친다.

2. 면을 다시 팬에 넣고 소스를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끝.


불닭볶음면 만드는 것만큼 쉽다.

엄마가 저번에 두부조림을 해오셨는데 소스를 한 스푼 더 넣어 볶아 같이 토핑처럼 먹었다.

두부토핑 미고랭 완성.





두 번째는 햄김치볶음밥. 띠용?

왜 볶음밥을 했냐고 묻는다면, 식당처럼 감칠맛 있는 김치볶음밥엔 굴소스가 필수다.

하지만 고시원엔 굴소스가 없으므로 대체해 봤다.


1. 고시원에 있는 김치를 가위로 잘게 잘라서 팬에 넣는다.

2. 햄을 비닐봉지에 넣고 잘 주물러서 으깨준다. 목적은 손에 햄기름 안 묻히기.

먹을 만큼 팬에 넣어준다. (너무 많이 넣으면 짜다)

3. 고시원에 있는 밥과 나시고랭 소스 한 스푼을 넣고 잘 볶아준다. 끝.






남은 햄은 비닐봉지를 묶어 냉장 보관하고 나중에 사용.

굴소스 그 이상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집밥에서 찾을 수 있는 고점의 자극이다.

두 요리 다 볶기 전에 식용유를 살짝 넣어주면 더 좋다. 고시원에 식용유도 있어서 사용했다.


그러고 보니 나시고랭 소스로 아직 나시고랭을 안 해 먹었네...

닭정육 소량 사 와서 해 먹어 볼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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