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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닉 Sep 22. 2024

깊이 읽어야 생각도 깊어진다.

사고라는 것은 결국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우리가 겪는 모든 경험은 직간접적으로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간접적인 경험, 즉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읽는 행위 또한 사고를 확장시키는 중요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간접 경험의 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책을 통해 얻은 정보나 지식만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형성할 수 없다. 책에서 배운 내용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 생각해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 과정 없이 단순히 책의 내용을 흡수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저 책의 내용을 되풀이하는 수동적인 독자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깊이 읽기는 단순한 독서의 행위가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방법이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자주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해야 한다. 책 속에 담긴 메시지나 주장에 대해 미시적으로 집중하고, 동시에 그 내용을 자신의 삶에 비추어 다시 넓게 바라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는 진정으로 그 책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을 우리의 사고 속에 온전히 내재화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과정 없이 단순히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주체적인 생각을 갖기 어렵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그 자체로 무한한 정보나 지식이 아니다. 사실 책은 그 독자가 가진 그릇만큼만 읽힌다. 즉, 독자의 경험과 사고 수준에 따라 그 책이 이해되는 깊이도 달라진다. 내 경험을 초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은, 내가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면 이해되지 않거나 제대로 활용될 수 없다. 이는 독서가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행위가 아니라,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사고 수준에 맞추어 책의 내용을 소화하고 내재화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이 점에서 특히 와닿았던 격언이 있다. “책은 딱 내가 생각한 만큼 읽힌다.” 이 말은 우리가 책을 읽을 때, 그 책이 전하는 모든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책은 독자의 경험과 사고력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읽히며, 우리의 그릇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반대로, 우리의 경험이 부족하거나 사고의 깊이가 얕다면, 그 책의 깊이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말은 단순히 독서의 양보다 깊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무엇일까? 단순히 더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수단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내 삶 속에 적용하고, 나 자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다. 활자만 읽고 그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독서라고 할 수 없다. 그저 정보만을 수집하는 것은 사고의 확장이 아니라, 정보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나는 늘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내용을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적용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주체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그 화두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긴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짧은 시간 동안 스쳐 지나가는 생각으로는 깊이 있는 사고를 발전시키기 어렵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그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 보며, 그 과정을 통해 나만의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진정한 사고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과정이다.


결국 깊이 읽기란 단순히 텍스트를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텍스트가 나에게 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사고의 확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깊이 있는 사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접하고, 그 경험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그것을 통해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 바로 깊이 읽기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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