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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닉 Sep 08. 2024

쓸모없는 문서는 역량을 의심받게 한다

신입이 문서를 작성할 때 간과하게 되는 것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방이 정말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해결책이나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기본적인 원칙을 특히 신입 때는 자주 간과하게 된다. 업무에 대한 열정은 크지만, 그 열정이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업무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표면적인 부분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문서를 많이 작성하고, 그 문서의 분량을 채우는 데 중점을 둔다거나,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표 혹은 그래프를 첨부해 문서를 멋지게 꾸미려고 할 때가 그렇다. 이러한 문서들은 외형적으로는 굉장히 열심히 작성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문서가 프로젝트나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정성을 들여 썼다 해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신입사원 시절, 입사 후 약 3개월 정도 동안 이러한 경험을 자주 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많이 리서치하고 자료를 수집해 문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정작 그 문서가 프로젝트의 진행이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서를 받아본 상사는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은 인정해주지만, 그 문서가 지금 당장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문서는 ‘지금 당장 프로젝트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물론 장기적인 플랜이나 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팀원 급이 작성하는 문서는 단기적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담아야 한다. 즉, 문서를 작성할 때는 늘 ’이 문서가 상대방에게 즉시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염두에 두고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무리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어 작성한 문서도 결국은 상대방에게 무용지물처럼 보일 수 있다.


문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은 첫째, ‘내 문서를 읽는 상대방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는 내가 작성한 문서를 읽는 사람이 어떤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문서에서 기대하는 결과는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나 혼자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작성한 문서는 실제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다지 큰 가치를 지니지 못할 수 있다.


둘째는 ’이 문서가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 문서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문서가 프로젝트의 성공이나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고 단순히 분량만 채우거나 겉모습만 그럴듯한 문서를 작성하게 되면, 결국 그 문서는 상대방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문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인사이트와 액션 플랜’이다. 문서를 읽는 사람이 쉽게 그 문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명확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야 하며, 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 즉 액션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문서는 상대방이 문서의 핵심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고, 그 내용을 곧바로 업무나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내가 작성한 문서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작성했더라도 상대방은 그 문서를 쓸모없는 정보로 간주할 수 있다. 심지어는 내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직장 내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작성한 문서나 자료가 프로젝트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서를 작성할 때는 항상 ’이 문서가 상대방에게 정말로 필요한 정보와 해결책을 제공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회사에서는 늘 효율성을 중시하며, 상대방의 요구와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곧 내가 직장에서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다. 문서를 작성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문서의 내용이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해결책과 실행 계획을 포함하고 있을 때, 비로소 그 문서는 가치 있는 문서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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