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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스트 레지나 Aug 09. 2024

호박잎과 강된장 그리고  고추장떡(feat.생들기름)

레시피-여름밥상 2탄


여름 철이면 엄마는 부엌이 더워서 마당에 화덕을 걸어 놓고   요리를 했다. 솥단지에 밥을 안치고, 끓어오르면 큰 장작을 빼고 남은  열로 뜸을 들인다. 이때 뚜껑을 열고 밥 위에 가지나 호박잎 계란찜 등을 올린다. 알뜰한 살림의 지혜다. 나는 그 장면, 그 냄새가 아직도 좋고 여전히 그립다. 


텃밭에 나가보니 비온 뒤라 푸성귀들이 엄청 자랐다. 오이랑 호박이 보인다. 호박잎도  여남은 장을 땄다. 벌레가 먹어버렸거나 어느새  뻣세져서 딸만한 것이 마땅치 않았다. 청양고추도 대 여섯 개 땄다.  됐다 이 정도면. 


짭쪼롬한 강된장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오늘 점심은  호박잎을 찌고  강된장을 뽀글뽀글  끓이고 냉장고에 있는  채소 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어 고추장떡을 부쳐야 겠다. 아 맞다. 먼저 밥부터 안쳐볼까나~~~



요즘 한 창 여름 콩들이 많이 나온다. 완두콩, 강낭콩,  밤콩, 호랑이 콩 등등. 오늘은 강낭콩 밥을 하자. 콩을 까서 밥부터 안쳤다. 음식을 하는데는 순서가 중요하다. 메뉴는 세 가지,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는 밥이 먼저, 다음은 호박잎 찌기, 쪄지는 동안 강된장 만들기 그리고 그 다음이 고추장 떡이다. 전은 바로 부쳐서 먹어야 맛있으니까 제일 나중에~~~


먼저 찜기에  물을 넣고 끓인다.

그 사이에 호박잎을 다듬어 씻는다. 


물이 끓어 오르면 호박잎을 넣고 뚜껑을 덮어 3분 정도 찐다. 3분 후 불을 끄고 뚜껑을 그대로 둔 채 남은 열로  뜸을 들인다.  



채소를 손질하여 잘게 썬다. 양파, 호박 , 청양고추, 홍고추, 마늘 넉넉히, 대파 한 줌~양은 적당히 원하는 대로 넣으면 된다. 매운 것을 싫어하면 청양고추를 빼지만, 청양고추의 매콤한 내가 나야 강된장이 맛있다. 


들기름에 마늘과 대파를 먼저 넣고 볶다가

채소들을 넣고 볶는다.

미소 된장 2 큰술을 넣는다. 집 된장으로 하면 구수하고 진한 맛이 있지만 너무 짜서 염도가 낮은 미소된장을 사용했다.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계속 저으면서 끓여 주면 강된장 완성!!! 가끔 여기다가 두부를 넣기도 하고 참치 또는 돼지고기 간 것을 넣기도 하는데, 오늘은 칼칼하고 담백하게 채소만 넣었다. 

호박잎과 강된장 완성~~~


다음은 고추장떡이다. 


재료 


부침가루 종이컵 2컵

물 2컵 (약간 반죽이 묽어야 얇게 부쳐진다.)

고추장 1큰술

고추가루 반큰술 (고추가루를 넣어야 칼칼하고 색깔도 예쁘다.)

각종 채소들(부추, 호박, 양파, 당근, 청양고추, 홍고추 등등 취향껏)

부추와 청양고추만 넣어도 맛있다!!! 채소의 종류와  양은 적절히 가감!!!



부침가루 반죽에 고추장과 고추가루를 넣고

잘 풀어 준다.

채소들을 넣고 잘 섞어준다.

아~채소를 조금만 줄일 걸. 좀 많은 듯 싶다. 어쩔 수 없지...그냥 부치자.


생들기름이 왔어요~~~


오늘 아침에 방앗간에서 짜온 생들기름이다. 해마다 언니가 농사지어 보내준 들깨를 방앗간에 가져가서 기름을 짠다.  


생들기름 의 효능


들기름은 오메가3가 풍부하고  피부미용과 빈혈개선에 효과가 좋고 무엇보다도 흰머리를 억제해주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들깨를 저온 압착하여 생들기름으로 짜면 볶아서 짠 것보다 고소함은 덜하지만 색깔도 맑고 건강에도 좋다.

아침 공복에 생들기름 한 숟가락씩 먹으면 몸에 빨리 흡수되어 좋다.  그냥 섭취하기 어려우면 날달걀 노른자나 샐러드에 뿌려서 먹는다.

샐러드 드레싱 만들 때 올리브유 대신에 넣는다.


보관방법

산패되기 쉽기 때문에 냉장 보관을 해야하고, 참기름과 들기름을 8:2로 섞어 보관하면 풍미를 유지한 채 저장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자 이제 갓 짜온 들기름으로 고추장떡을 부쳐 볼까나!!!


들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넣는다. 들기름이라 거품이 나는데 아무 문제 없다.  

중불에 한 쪽 면을 완전히 익힌 후 뒤집어야 깨지지 않는다. 

준비한 재료로 고추장떡 3소당 완성!!! 



강낭콩밥도 다 됐다. 이제 밥상을 차려 볼까나~~~

요렇게 호박잎에 강낭콩 밥 올리고 강된장 얹어 싸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갑자기 화덕에 올린 가마솥 밥에서 누룽지가 눌어가는 냄새가 난다. 앗,  엄마의 냄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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