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20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도희
Jun 15. 2023
백수 부부 27일 차 일기
정 막막할 때는 보다 적극적으로 헤매 보는 것도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저와 남편은 그사이 백수 부부가 되었습니다. 이제 27일이 지났네요. ^^
남편이 1년 넘게 고생하며 다니던 법무법인을 지난 5월에 그만두었고, 저는 4월에 퇴사해서
경제적인 소득 활동을 못하고 있는 부부로 지낸 지 한 달이 거의 다 되어가네요.
남편의 직장 동료들이 준비해 준 깜짝 케이크에요. 남편이 무척 쑥스러워하며 들고 왔습니다. ^^
상반기가 아직 다 지나가진 않았지만 저희들에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올해 초, 시아버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서로 아무 말도 차마 꺼내지 못하는 먹먹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신혼인데... 좋아 죽겠어."라는 말에 애써 웃어야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최근 큰 수술을 받으셨
는데
항암치료 경과가 상당히 긍정적이어서
저희들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지나가고 있음에 감사
해 하고 있습
니다.
인생은 정말이지 모를 일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서울 쪽 방송 제안
이 와서 한동안 서울 쪽 취직을 알아보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세종에 살 좋은 기회
가 생겨 곧
세종으로 이사를 갑니다
.
남편의 지인이 해외 근무 파견으로 3년간 집을 비워야 하는데,
그 집에 저희가 월세로 들어가 살게 되었습니다.
서울 거주는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불가능해 보였는데...
세종에 있는 아파트라니!!!
투룸에서 지내고 있는
저희로서는
다시 못 잡을 좋은 기회였습니다.
말이 투룸이지, 남편이 지내는 방은 제 방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옷방인데
남편에게 늘 미안했던, 제 마음의 짐이 좀 덜어질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나쁜 일들이 왜 자꾸 나에게 찾아오는 거지? 싶어서
세상을 많이 원망했었는데...
요즘에는 좋은 일들이 아무 이유 없이 생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합니다.
저희 둘은 함께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은 모든 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어떨지 모르는 건 과거와 똑같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이가 있다는 게 꽤나 든든합니다.
때로는 허황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제 아무 말을
있는 그대로 경청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에게
지금 일어나는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음에 감사한 요즘입니다.
그리고 저는 오랜 고민 끝에 변호사로서의 삶은 잠시 멈추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 법무법인 한 곳에 최종합격했지만 서로의 니즈가 달라 결국 가지 않기로 했고
강연자로서의 삶을 준비중입니다.
기껏 어렵게 딴 변호사 자격증을 그냥 썩히는 게 아깝지도 않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지금 더 마음이 끌리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방송국에서 기자와 아나운서로서 10년을 일한 저이지만, 알아서 강의 제안이 오진 않습니다.
특강을 가끔 하긴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무작정 저를 찾는 섭외 문의를 기다리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아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그 첫 번째 도전
을 시도했는데요.
평생교육원 하반기 강의 제안 & 강사 모집
에 지원하기 위해
강의계획서를 제출
했습니다.
솔직히 강의계획서를 처음 쓰다 보니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
하더라고요. ^^;;;
2주 동안 틈날 때마다 도서관에 가서 책 속에 파묻혀 살았는데, 결과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서울에 다녀왔는데요.
오전에는 분당 야탑역에서
SNS 컨설팅
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을 만나 뵙고
오후에는 쏟아지는 비를 뚫고 경희대에 가서
강사에이전시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단 하나라도 깨달음을 얻는다면 의미가 있
다고 생각해
직접 부딪쳐 보고 있습니다.
요즘 저는
'왜 강연이 하고 싶을까'라는 질문
을 스스로에게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속 깊은 곳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지
그것이 듣는 분들께 어떠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저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깨지고 헤매면서 배우고 있네요.
막막하지만 그리 조급하진 않습니다.
초보 강연자로서 성장하는 모습, 응원해 주세요. ^^
keyword
백수
부부
강연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