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에서 배워왔어, 반말
나, 요즘 스레드 세상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아. 반말 정서가 익숙지 않았는데... 스레드에 있다 보니 이제는 반말이 편해졌어(초반에는 2달 넘게 존댓말 썼던 사람, 나야 나ㅋㅋㅋ).
브런치에도 그냥 반말 쓰면 안 될까? 싶어서 다시 반말모드야. 얘는 왜 자꾸 이랬다 저랬다 하나 싶을 수도 있는데... 나란 인간이 모순 그 자체야. ㅎㅎㅎ
그나저나... 나, 지금 조금 신나 있는 거~ 느껴져?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시작한 스레드였는데, 요즘 무척 재밌어졌거든.
그래서 그동안 느낀 점들을 여기에도 적어보고 싶었어.
스레드에 쓴 첫 글이 뭔지 찾아봤어. 은유 작가님 공주 북토크에 갔던 날에 쓴 글이 첫 스레드 글이더라고!
2023년 11월 3일.
처음에는 혼잣말 같은 다짐들을 적었어. 댓글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기 쓰듯이 썼어. 그러다 처음으로 댓글이 좀 달리고 호응이 제법 있었던 글이 아래 글이야.
나는 평어를 쓰는 모임에 호기심이 있었어. 우리 사회의 존댓말 문화가 위계질서를 공고히 하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억압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물론 반말을 하면서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포장하는 사람도 일부 있긴 하지만, 그동안 망설였던 생각들을 조금씩 꺼내놓는 용기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
블로그는 나를 홍보하는 채널 역할을 하고 있어서 공적인 모습만 보여줘야 할 것 같았어. 인스타그램은 평소 사진을 잘 안 찍는 나에게는 적합한 매체가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 했고, 그러다 스레드가 나타난 거야.
1월은 특히 나에게는 좀 갑갑하고 막막한 달이었는데, 하루는 그냥... 스레드에 그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았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는 차마 얘기할 수 없던 내용이었어. 내가 이렇게 잘 나가지 못하는 게 드러나서 섭외가 더 안 오면 어떡하나... 누군가는 비웃지 않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는데... 따뜻한 위로의 글이 많이 달렸어.
위로의 글에서 용기를 얻었고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유난히 추운 이 겨울이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보였어.
아직은 내 이야기를 솔직히 꺼내놓는 게 잘 안되지만, 가끔은 힘들었던 기억들도 적어보고 있어.
그러다 보니 어느덧 스레드 팔로워 수가 1000명을 넘었어. 숫자에 큰 의미를 두려고 하진 않아. 다만 소통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니까 더 재밌긴 하더라고...
이제는 댓글을 자주 달아주는, 눈에 익은 아이디들이 생겼어. 친구같이 느껴지고 그들의 댓글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 신기해.
사람 냄새나는 스레드 공간이 좋아서 요즘은 자주 머무르는 것 같아. 목적성 없이 일상의 느낌과 생각, 취향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
궁금하면 스레드 세상으로 놀러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