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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Sep 19. 2023

다시 시작하는 임신준비 일기 #7

잠시 임신시도를 쉬어도 될까?

9월이 되었다.


2222로 정말 열심히 달렸다.

병원에서 받은 배란 날짜에 맞추어 수목 숙제를 했고, 그 전부터 미리 관계를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착상기간동안 그리고 한달동안 하루에 최소 6천보 이상 움직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1만보를 거의 걸었다. 일주일에 3번씩 운동을 갔고, 라면도 많이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일 아침에 출근을 해서 대추차를 마셨고, 하루에 한두잔은 꼭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추어탕도 먹고 두유를 먹는 것도 계속했다. 커피와 빵을 끊었다. 당연히 술도 먹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9.22일에 확인을 하라고 했는데, 어제 갑자기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테기를 했다.

 지난주부터 배 콕콕과 방귀 그리고 열감도 느껴져서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열심히 노력했고 꿈도 아기랑 노는 꿈을 꾸기도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왠지 노력했기에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건 나의 헛된 희망이었다.

 임테기를 확인했고 단호박이다.


 이번에도 실패다. 중간에 어쩔수 없이 쉰 기간을 빼면, 사실 14번째 도전이다.

 딱 한번 2줄을 보고 실패했고, 한번도 두줄을 본적도 없다. 그 흔한 시약선조차 본적이 없다.


 일정이 있어서 억지로 웃으며 기분을 끌어올리며 마치고 돌아와서 남편을 보자마자 펑펑 눈물을 흘렸다.

 실패에 대한 좌절과 노력을 보상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 더이상 임신을 시도하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 들었다. 지난 한달간 노력했던 나의 노력은 무엇인가.

 그리고 난 왜 이 일년 넘는 기간동안 어떤 희망도 가져보지 못하는가에 대한 아쉬움과 내 인생에 아기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임신을 위해 참아왔던 모든 것들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내 인생은 계속 생리와 배란기와 착상기의 반복이었다. 뛰는걸 조심했고 무리하지 않으려 했고 커피의 양을 줄였고 술도 줄이며 모든 것을 자제하고, 출장이 생기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했고 멀리 여행하는 것도 조심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모든 절제와 노력들이 실패했다.


 병원에서 말한 3번의 시간이 이제 끝이나간다. 지쳤다.


 이제 조금은 임신을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의 원래 사이클을  찾고 즐겁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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