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이라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과연 그런 방법이 있기는 할까?
삶이 엄청나게 불안정해버렸다.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날이 많아졌다.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과 나는 실패자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가끔은
'난임 자살'
이라는 것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난임으로 인해 이혼하는 사례들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점점 자존감은 떨어지고 인생이 초라해져가는 것을 느꼈다.
가장 슬픈 것은 임신한 사람, 아기를 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임신한 내 친구와 사촌언니는 죄가 없으며 아이는 축복받는 존재여야 하는데, 나는 그 속에서 질투와 불안감, 초조를 느꼈고 진심어린 축하를 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내가 너무 싫었다. 그래서 결국, 인스타그램에서 아이가 나오는 스토리를 보지 않는 것으로 스토리 숨김을 눌렀다.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친하지 않는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에 아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있으면 그 사람을 숨김 처리했다. 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내 마음을 더 편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지인들에게는 미안하기는 하지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고 싶고, 남편과의 관계도 임신보다는 다른 우리둘의 추억으로 채우고 싶은데, 현재의 불안한 정신상태에서는 그렇게 할 없기 때문에, 나만 생각하기로 했다. 남편도 불안한 날 위해 네가 하고 싶은대로 편하게 마음을 먹으라고 말해주었다. 물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들은 항상 찾아왔고 나를 괴롭혔다.
난임이라는 불안, 임신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에서 벗아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해야할지 급기야 chat GPT에서 물어봤다.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운동을 하라고 했다. 명상을 하고 요가나 산책, 편안한 마음을 먹으라는 충고를 해주었다. 어떻게 하면 이 불안을 벗어날 수 있을까? 불안을 생각하니 더 내가 불안해지고 암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임신을 생가하지 않으려고 하니 더 임신을 생각하게 되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는데, 더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 불안의 터널 속에서 나 스스로를 더 불안하도록 몰아붙이는 느낌이 들어 너무 힘이 든다. 나는 이 불안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편히 먹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그런데 카페인 때문에 착상이 안되면 어쩌지 하는생각이 들었다.
즐겁게 살고 싶어서 술을 마시고 싶었다. 그런데 알코올 때문에 착상이 안되면, 난포가 제대로 크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달리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딱풀로 붙여놓은 것 같다는 배아가 흔들거리다가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을 하던, 어떤 것을 하던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의 삶은 지금 난임의 터널 속에서 최악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를 죽이고 나의 남편을 마르게 하고 나의 가족을 힘들게 했다. 나의 주변 사람 앞에서 나를 작아지게 하고 나를 병들게 했다. 나는 이 불안에서 제발 좀 나오고 싶다. 임신이 되어야 이 불안이 끝날까, 혹시 내가 임신이 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나대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남편과 아이없는 삶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제는 아이없는 삶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 나는 나를 되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