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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Nov 14. 2023

잠깐 쉴까...?

나도 아사이 생맥 먹어보고 싶다.

요즘엔 편의점 대란 음식들이 많이 있다. 대왕도시락라면,먹태캉, 연세우유빵 등 편의점에서 내 놓은 음식들을 구하지 못해 사람들이 기다려서 사고 편의점 앱을 깔아서 수량이 얼마 있는지 확인하고 편의점에서 물건들을 사곤 한다. 그 중 여름에 핫했던 음식 중 하나다 아사이 생맥이다.


 아사이 생맥. 따는 모양이 신기한 편의점에서 구하기 어렵다는 캔맥주. 나도 그 캔맥주가 먹고 싶다. 인공수정을 하면서, 임신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절주를 했다. 그리고 인공수정 기간에는 아예 일정 술을 먹지 않았다. 그렇게 술을 좋아하는데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기만 생길 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 소고기를 먹고 야채를 먹고 라면을 줄였다.


 인공수정이 실패로 끝난 것을 확인한, 확실하게 확인한 수정 후 12일차, 나는 남편과 함께 술을 마셨다. 직장에서 꾹꾹 참으며 억눌렀던 눈물이 집에와 남편을 보니 폭발했다. 집에서 엉엉 울고 내 인생이 실패한 것 같은 느낌에 너무 슬펐다. 슬프게 웃고 남편이 위로를 해주는데 그 위로가 들리지 않고 슬펐다. 그리고 울다가 계속 울기만 하면 가라앉을 것 같아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는 말에 밖에 나가서 술을 마셨다. 맥주2병에 소주 2병. 


 술을 먹고 돌아오고 집에와서 웃고 떠들었다. 취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 잠이 들었고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그제서야 내가 실패했다는 사실이 사실로 다가왔고 실패한 이후를 생각하며, 인공2번에 한번 쉬고 시험관을 하려던 나의 생각을 한번 돌아보았다.


 원래는 인공2번하고 방학을 하면 시험관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그 새벽에 어플로 생리주기를 보고 또 인공수정을 하면 생리가 조금씩 늦어진다고 하닌까 아마 채취하고 수정까지 하면 3월이 넘어갈 것 같았다. 어젯밤에 남편이랑 이야기할 때는 두달 동안 쉬면서 다이어트 하고 하려고 했는데 다시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침에 이리저리 계산을 해보니 한달을 쉬고 시험관에 바로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달 쉬는 동안 요가도 등록해서 해보고 빅씨스 언니의 동영상도 다시 보면서 운동을 하고 몸을 만들어 시험관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쉬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20번의 도전으로 너덜너덜해진 나는 도대체 어떻게 쉬어야 하는 걸까? 임신준비 없는 내 삶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신을 준비하지 않았던 시절의 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과연 내가 이 상태로 임신 10개월을 잘 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임신이 끝나고 아이를 낳으면 또 새로운 인생인데 그걸 내가 받아드릴 준비가 되었는지도 의문이었다. 

 나는 지금 괜찮은 상태일까..? 아이말고 임신 말고 나는 괜찮은 상태일까..?


 한달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보내자. 운동하고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명상도 하고 마인드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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