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바사삭..
아침에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중학교 동창의 임신소식이다. 내년 7월에 출산을 한다고 한다. 태명과 함께 아이사진을 올렸다. 몇주전에는 친한 언니의 임신소식을 인스타그램으로 접했다. 다들 나보다 결혼을 늦게 했다.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아서 덜컥 눈물이 났다.
임신을 준비하기 전에는 그래 저 출생이라는데 애를 낳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라에 이바지 하겠다는 거창한 애국심은 결코 아니다. 나와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아이를 둘 쯔음은 가지고 싶은 생각이었다.
임신을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될 수록 하나 둘 임신을 했다. 다들 임신을 잘하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 나는 매달 임테기를 하며 좌절하는데 어떤 친구는 혼전임신으로 어떤 친구는 준비한지 한두달만에 임신을 했다. 모두 다 임신을 잘하는 것 같았다. 애기를 낳지 않는 저출산이라고 하는데 내 주위의 친구들은 다 임신했다.
나만 그대로라는 생각에 불안감이 더욱 커진다. 나만 그대로다. 결혼을 한 기간은 내가 제일 오래되었는데... 나만 그대로다. 마음이 무겁고 심정이 복잡하다. 나에게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친구들의 임신소식에 커다란 축하를 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부러움과 시기가 드는 마음에 진정한 친구를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너무너무 싫다. 마땅히 축복받아야 할 아이에게 그러지 못하는 내 못난 마음이 너무나 싫다.
남편은 남들의 임신소식에, 신경쓸 것 없다고 말한다. 이건 경쟁이 아니라고..
나는 결혼도 임신도 어쩌면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나보다. 어느정도 나이에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경쟁처럼 생각했다. 뭔가 나만 순리를 지키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자꾸만 작아지고 숨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데 이건 정말 경쟁이 아니다. 나는 나고 그들은 그들이다. 나는 나의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괜찮은 거다. 멘탈이 무너지더라도 멘탈을 다시 붙잡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나의 인생을 열심히 살면 된다.
생리 끝난 일주일을 보내면서 울지 않고 실망하지 않고 검색도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지인의 임신 소식에 상처받고 축하해주지 못하는 내 모습이 싫어서, 인스타그램을 비활성화 시켰다. 상처받기 싫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텐데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는 내 자신은 더욱 싫다.
직장동료의 '이번에는 왠지 될 것 같다' 는 그 말에 큰 위로를 받으면서도 실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가 자궁에 영향을 준다고 하니 멘탈을 다시 잡자. 이건 결코 경쟁이 아니며 나는 나의 때를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나의 아이와 가정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시려고 그러시나보다. 쉽게 얻었다면 결코 누리지 못할 큰 행복과 기쁨을 가지게 하시려고 이렇게 하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큰 기쁨과 행복이 올지를 생각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 나는 나 자체로 너무 멋지고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