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날마다 더 좋은 '내일'을 기대합니다

새로운 곳으로 매일 떠나는 오늘

by ASTER

온갖 새로움 투성이다

요즘 나의 오늘은,

그리고 그 다음에 오는 내일도


내 삶의 '서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

다른 결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 믿엔딩보다

분명 더 좋은 엔딩을 향해.





내일을 기대하며 잠든 적이 있었나?

항상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다.

일요일 밤,

휴가 마지막날 저녁,

중요한 행사를 앞둔 전날,

'중요한 일정'을 앞두면

걱정과 불안이 온 밤을 잠식했다.


그때는 무엇을 걱정했을까.

막연했던 느낌들은 어렴풋하게 남아있지만

구체적인 염려의 내용들은 까맣게 사라졌다.


요즘 가장 좋은 것은

'내일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저녁 이부자리에 누우면 설레인다.

내일은 뭘 할지,

또 어디를 한번 가볼지 행복한 고민을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도

이제는 꽤 익숙해졌다.)


내일 가야할 회사와 해야할 일들이 있고

확실한 내일이 있는 과거의 삶에서는

그토록 걱정했으면서

당장 내일 일을 알 수 없고

언제 다시 발작이 나타날지 몰라

가까운 거리의 외출도 신경쓰게 되는 요즘은

오히려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가득하다.


요즘 나의 일상을 이런 기대가 끌고 간다.

시간도 공간도.

오늘도 내일도.

정해진 것은 없고 여전히 불안하지만

그것을 주체적으로 살아낸다.


자유가 주어지니 오히려 책임감이 생겨나고,

시간이 많아지니 하루가 더 소중하다.

어떻게든 나라는 존재가 이 속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낼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걱정을 놓아주자
그 자리에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오늘은 마음먹고 새로운 장소로 떠났다.

비가 오는 광화문로.

더위가 한풀 꺾여 시원해진 청계천을 건너고

평상시에는 대기가 길어 맛보기 힘들다는

베이글 맛집에도 가 보았다.


사실 지금 내 상태를 가족들은 모두 모르고 있다. 타고난 성격이 개인적인 걸 가족에게도 잘 공유하지 않고, 괜히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남편을 제외하고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부디 어서 상황이 나아져서

가족들과 있을 때 만큼은 갑작스러운 발작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몸도 마음도 성치 않은데

매일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가려고

굳이 대중교통을 타려고

애를 쓰는 내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저 늘 똑같은 공간에 가만히 앉아서

변화가 생기기만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어느 책에선가 봤는데 장소나 환경은

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공부가 더 잘되고,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맛있다.

새로운 환경이나 장소로

계속 나늘 노출시키고 끌고 나가서

새로운 나를 다시 만들고 싶다.


이전보다 더 나은 나로 회복할 수 있도록

다시 프로그래밍하고 싶다.


Mind Re-programming



그래서 나의 오늘과 내일은

온갖 새로움 투성이다.

시간의 흐름조차 무색할만큼.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더 소중하게 빛난다.




무화과 베이글과 부산제 커피 (부산제는 '천 개의 언덕을 가진 나라 르완다'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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