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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영 Aug 30. 2022

송해 할아버지 뒤는 '천재 방송인'

#6. 발탁(拔擢)

'전국~노래자랑!'

어린 시절 일요일 정오마다 늘 이 인사말이 집안에 울려 퍼졌다. 채널 선택권을 갖고 계신 아버지의 뜻에 마지못해 TV 앞에 앉았다가도, 송해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과 일반인 출연자들의 넘치는 끼에 나도 몰래 푹 빠지곤 했다. '송해 할아버지=전국노래자랑'이던 시절을 여전히 또렷이 기억한다.


송해 할아버지가 95세를 일기로 지난 6월 작고하면서 그가 자리를 지켰던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도 주인을 잃었다. 1988년 이후 34년 간 전국을 누볐던 송해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KBS는 후임 MC로 김신영을 발탁(拔擢)했다. 새 MC가 된 그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발탁(拔擢) 사전적 정의는 '여러 사람 가운데서 쓸 사람을 뽑음'이다. 선발(選拔), 채용(採用) 등과 비슷한 의미다.


'뽑을 발(拔)'은 '뽑다' '뛰어나다' '무성하다' 등의 뜻을 가진 한자다. '책에서 중요한 부분만 <발췌>하다' '사랑니를 <발치>해서 통증이 크다' 등에 쓰인다. 한 무리(群)에서 특별히 빼어난 사람을 뜻하는 <발군(拔群)>에도 '뽑을 발'자가 사용된다.


'뽑을 탁(擢)' 역시 '뽑다' '제거하다' 등의 의미를 갖는다. 탁수(擢秀; 여럿 가운데 빼어난 사람), 간탁(簡擢; 인재를 가려서 뽑음) 등에 쓰이는데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자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송해 할아버지 후임으로 김신영 발탁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개그맨과 예능인, 가수, 그리고 최근엔 배우까지 감출 수 없는 끼를 펼쳐 보이는 그는 진짜 '천재과'다. 스스로만 튀는 것도 아니다. 오랜 라디오 진행 경험 등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에도 능수능란하다. 송해 할아버지의 빈자리 당분간 크겠지만, 김신영이 새로 채울 전국노래자랑 무대도 꼭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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