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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wnist 오니스트 Feb 21. 2024

2년을 뒤엎을 용기

트리플샤인 개발일기

2023년 7월 1일은 오니스트의 신제품 출시일이었다. 2년 동안 준비한 제품이었고, 출시 일정에 맞춘 홍보도 진행하고 있었다. 제품 개발 소식에 고객들이 남겨주신 응원과 기대의 댓글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우리 팀은 과감하게 신제품 출시를 홀드했다.


고객분들이 남겨주신 응원의 댓글 (출처: 오니스트 인스타그램 캡쳐 (왼쪽, 오른쪽))


이 결정을 하는 데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모른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생산만을 앞둔 상황이었고, 많은 고객 분들이 기다려 주고 계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시 직전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의문이 있었고, 여기에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글루타치온 vs. 글루타치온 효모추출물


우리는 건강함이 만드는 맑은 피부 빛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글루타치온은 미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원료다. 효능에 대한 다양한 논문도 발표되어 있다. 그렇지만 글루타치온의 효능을 말하는 대부분의 논문은 순수 ‘글루타치온'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원료는 ‘글루타치온 효모추출물’이다. 순도 100%의 글루타치온이 아니다.


업계 최상의 고순도 글루타치온 효모추출물을 찾았지만, 여전히


이게 최선의 선택지일까?


라는 생각이 맴돌았다.



출처를 알기 어려운 성분


오니스트는 유기농, 천연추출물만을 사용해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을 만들려 한다. 내 몸에 들어가는 원료는 건강해야 하고, 그게 오니스트만의 클린원칙이니까. 한편 효모추출물에 쓰이는 글루타치온은 어디에서 왔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2년 가까이 준비한 제품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배합을 찾아냈고, 식품관능연구소와 22번의 테스트를 통해 글루타치온 특유의 맛도 잡아냈기에 더더욱. 조금 과장하면, 내가 2년간 해온 모든 걸 부정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과감히 멈췄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멈춰야 할 때 멈추는 게 진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이걸 찾으려고 2년을 돌아왔구나


신제품 개발을 멈추고 몇 주. 글루타치온을 대체할 원료를 찾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수십 수백 통 전화하고, 원료 박람회에서 받아온 자료들을 다시 확인하고, 내가 아는 모든 원료사 대표님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결국, 글루타치온을 뛰어넘는, 더 건강하고 확실한 원료를 찾았다.



‘비라이트', 이걸 찾기 위해 2년을 돌아온 것 같다.


포도와 감초에서 추출한 100% 천연추출물일뿐 아니라, 밝고 투명한 피부를 만드는 데 글루타치온보다도 뛰어난 효과를 가진 프랑스 특허 원료다. (멜라닌 생성 효소인 티로시나제 억제율이 글루타치온 대비 33% 높다!)



아직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믿을 수 있는 원산지에 SCI급 논문에도 등재된 효과까지. 원료 제안서에 언급된 비라이트의 스펙은 오니스트의 깐깐한 기준에 꼭 맞았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원료사 대표님과의 대면 미팅을 위해 Vitafoods Asia에 날아갔고, 임상실험 결과를 자세히 확인하고서 확신을 얻었다. 두 번째 제품의 원료를 찾았다고...!



어떤 의문도 남지 않는 최상의 제품


원료를 선택했으니 모든 개발 과정을 다시 거쳐야 했다. 약사, 피부과 전문의로 구성된 오니스트 자문단과 몸 속 기전을 연구하며 비라이트의 효능을 끌어낼 배합을 찾아냈다.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맛. 고객들이 트리플콜라겐 맛을 워낙 좋아해주셨기 때문에, 이번 제품에서도 실망시킬 수 없었다.


다행히 맛을 구현하는 건 글루타치온보다 쉬웠다. 특유의 냄새가 있는 글루타치온은 맛을 잡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비라이트는 포도에서 추출한 원료답게 달콤쌉쌀한 맛이 났다. (포도 껍질과 씨를 통째로 짜낸 포도즙 맛!) 클린원칙을 지킨 원료이기에 가능한 자연의 맛이었다.



마침내 완성한 우리의 두 번째 제품.

유기농 포도로 맛을 낸 탱글탱글한 젤리다!


사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젤리 제형을 원하지 않았었다. 시중의 젤리 제형에 화학첨가물이 워낙 많이 들어가는 걸 알아서였다. 하지만 원료 안정성을 위해서는 젤리가 최상의 선택이었다.


제형을 구현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제조사 연구원들과 마주앉아 오니스트만의 클린원칙 리스트를 보여드리고, 원칙을 지킨 원료만 남기기 위해 실랑이를 벌였다.


“그 원료는 안돼요.” 라는 말을 수십 번 반복하고, 결국엔 오니스트 클린원칙에 맞는 배합이 탄생했다. 젤리 제형을 구현하기 위한 원료도 모두 천연추출물로 대체할 수 있었다. 먹는 즐거움을 더하는 탱글하고 쫀득한 식감까지 제대로 갖춰졌다.


그렇게 3년 만에 나온 신제품 오니스트 트리플샤인.

출시 2달 만에 이미 200개 넘는 리뷰가 쌓였고, 별점도 5점 만점에 4.9점이다.


좋은 원료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건강한 원료에 집중하면 결국 고객들도 알아봐 주신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 신제품 개발 과정이었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제품인가?


이 질문에 당당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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