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아침형 인간> 같은 책은 내 삶의 박카스 같은 존재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책 읽는 것을 의지박약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굳건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네 도서관 서가를 살피다 조금은 엉뚱한 책을 발견하였다.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책이었다. 램프의 요정도 아니고 어떻게 소원을 이루어주나 의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솔깃하였다.
아주 쉽게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열심히 노력할 의지도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다.
글을 잘 쓰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일반적인 말보다 뭔가 구체적인 비결이 필요하다.
부자가 되고 싶은데, 단지 근검절약하라는 말보다 어떤 회사 주식을 언제쯤 사라는 구체적인 조언을 원한다. 지금까지 그런 비법은 찾지 못했다.
이 책, <3개의 소원 100일의 기적>을 읽어보니 그 방법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하였다. 소원 세 가지를 날마다 세 번씩 백일 동안 쓰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럼 남북통일도 백일이면 이루어지겠네”하고 웃었지만 생각해 보니 의미가 있다.
소원 세 가지를 정함은 삶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보통은 구체적인 목표 없이 현재를 살아간다. 현재를 사는 것도 버거워 미래는 생각조차 못하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런 상황에서 이루고 싶은 삶의 목표를 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삶의 목표를 하루에 세 번씩 쓰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 목표를 잊지 않게 날마다 되새기는 것이다. 목표가 항상 마음속에 있으면 모든 행동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모든 행동을 목표를 향한 방향으로 이끌 게 된다.
하루도 빠짐없이 백일 간 소원을 쓰기 위해서는 절제된 생활이 필수이다. 과음을 하거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곤하고 낙심하여 소원 쓰기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고 좋은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런 비법은 따로 없다. 너무나 평범하지만 술 안 마시고 맑은 정신으로 하루하루 생활하는 게 비법 아닌 비법이다. 문제는 그런 결심은 모래로 쌓은 성과 같아 너무나 쉽게 무너져버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방법이 없다. 포기하지 않고 쌓고 또 쌓는 수밖에는.
백일 간 하루도 빠짐없이 소원 쓰기는 그 자체가 하나의 수행인 셈이다. 나도 소원 세 가지를 정하고 아침마다 세 번씩 쓰기 시작했다.(17.3.22, 25.11.1)
도산서원가는길ⓒ소똥구리(25.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