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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15. 2022

친정엄마의 귀한 상장

칭찬의 기술

상장

친정엄마가 주간보호센터에서 오시며 발걸음이 가볍다. 손에 흔들흔들 쇼핑백을 들고 오신다. 마치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받아쓰기 100점 받은 공책을 쑥 내밀듯 쇼핑백을 건넨다. 쇼핑백 안에는 상장이 들어 있었다.


상장을 꺼내보니 '긍정왕상'이다. 친정엄마를 듬뿍 축하해드리고 상장을 잘 보이는 곳에 세워놓았다. 다른 상도 아니고 '긍정왕상'이라 너무 감사하다. 센터에서 다른 사람 도 잘 들어 드리고 어르신들과 잘 지내고 계시니 더 바랄 것이 없다. 정말 귀한 상장이다.


주야간보호센터에서는 연말이 되면 어르신들께 상장을 만들어 드린다. 어르신들이 상장을 받으시며 아이들처럼 좋아하실 것 같다. 참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친정엄마가 장기요양 급여 4등급을 받으시고 주야간보호센터에 다니신 지 1년 3개월 정도 되셨다. 인지가 조금 나빠지시긴 하셨지만 보호센터를 복지관이라고 하시며 다니시는 걸 좋아하신다.

상장을 받고 대표님께

"상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까지 하셨다고 한다.


친정엄마는 늘 긍정적이시다. 다른 사람에게 듣기 좋은 말씀만 하시고 인사도 정말 잘하신다. 집에서도 저녁에 한약을 데워드리면 매일 드실 때마다

"고맙다. 우리 딸. "

"고맙네. 약 지어주어 잘 먹겠네."

정말 친정엄마 인사성은 친절한 나도 따라가기 어렵다.


예전에 담임을 할 때 학년말이 되면 '상장 만들어 주기'수업을 하였다. 친구들이 잘하는 것이나 고마웠던 일을 생각해보고 나만의 상장을 만들어 주는 인성수업이다. 상장 기본 틀을 만들어 나누어주면 각자 재미있게 상장을 만든다. 인사 잘하는 친구에게는 '인사상', 달리기 잘하는 친구에게는 '체육상' 그리고 친절한 친구에게는 '친절상'등 개성 있는 상장을 만든다. 만든 상장은 교실 뒤 작품란에 걸어 전시한 후 한 사람 한 사람 불러 상장을 어주며 상장 수여식을 해준다. 별거 아닌 걸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친구 상장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친구들이 나를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엉뚱한 학생들이 담임인 나한테도 상장을 만들어 준다. 나도 학생들이 만들어 준 상장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상장도 칭찬의 한 종류이다. 칭찬을 받으면 언제나 기쁘다. 하지만 칭찬할 때도 기술이 필요하다.


1. 칭찬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그냥 '참 착하구나.'가 아니라 'OO야, 인사를 잘해서 참 착하구나.'처럼

2.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곧바로 칭찬한다. 지금 바쁘니까 조금 있다가 칭찬해주어야지 하고 뒤로 미루면 그만큼 효과가 떨어진다.

3. 성취의 결과보다는 성취 과정의 노력에 대해 칭찬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다. 작은 말 한마디가 칭찬이 될 수 있으므로 주변 사람들에게 하루 한 번 이상 칭찬해주는 우리가 되면 어떨까? 오늘부터 가까운 가족, 동료, 이웃에게 먼저 칭찬의 말을 건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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