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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25. 2023

고급 밑반찬 더덕구이와 더덕무침


설날에는 아들네도 오고 친정엄마께 세배드린다고 남동생 가족들이 방문하였다. 남동생은 딸 둘에 아들 하나라 다섯 식구가 다 왔다. 거기다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시누이네 부부도 오라고 했다. 동생네랑은 사돈이지만 나이도 동갑이라 예전에도 자주 만나서 친구처럼 지낸다. 오랜만에 거실에 교자상 세 개를 펴고 저녁을 먹었다.


마치 잔칫상 같다. 음식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작은 며느리 친정어머니가 할머니 드시라고 전이랑 새우튀김, 잡채 그리고 식혜까지 보내주셔서 상차림에 큰 도움이 되었다. 떡국을 끓이고 나물이랑 전이랑 갈비찜 그리고 밑반찬 몇 가지로 저녁을 잘 먹고 늦게 돌아갔다.



설날에 큰아들이 오며 더덕 한 상자를 가지고 왔다. 설날에는 바빠서 베란다에 두었다. 사실 오늘은 시누네랑 강화도 대룡시장에 놀러 가자고 했는데 기습 한파로 가지 못했다. 여자들은 추워도 가고 싶어 했지만 남자들이 이 추운데 어딜 가냐고 해서 안 가게 되었다.


나는 더덕구이를 좋아하지만 늘 깐 더덕만 사서 더덕구이를 해보았다. 가끔 길가에서 어르신이 더덕을 까서 팔면 꼭 한 봉지를 사 왔다. 재래시장에 어쩌다 갈 때도 깐 더덕을 발견하면 사 오곤 하였다. 얼마 전에 홈쇼핑을 보다가 강원도에서 파는 더덕 무침을 보고 그것도 주문해서 먹었다. 더덕을 정말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이다.


이렇게 껍질째 있는 더덕은 처음이라 오늘도 역시 요리 잘하는 많은 유 선생님께 배워서 요리하려고 한다. 영상 몇 개를 보며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더덕 껍질 벗기는 거라 영상에서 더덕 껍질 쉽게 까는 을 찾아보았다. 사람마다 방법이 달랐지만 도움이 되었다.


우선 고무장갑을 끼고 거친 면으로 물을 틀어놓고 문질러 씻었다. 잘 안 씻겨지는 작은 틈은 솔로 쓱쓱 문질렀다. 문질러 씻은 다음에 다시 두 번 정도 깨끗하게 헹구었다. 더덕을 끓는 물에 1분 정도 데쳐서 벗기면 잘 벗겨진다고 했지만 더덕 향이 사라질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벗기려고 한다.


식탁에 신문지를  깔고 쟁반에 담아서 껍질을 벗겼다. 이럴 땐 나보다 잘할 것 같은 짝꿍을 불러 함께 하는 게 요령이다. 역시 내가 하나 할 때 짝꿍은 세 개를 벗겼다. 짝꿍은 감자껍질 벗기는 칼로 했는데 나는 감자 껍질 벗기는 칼로 잘 안되어 과도를 사용했다. 짝꿍과 함께 하니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껍질을 다 벗겼다.


이제 방망이로 두들겨서 부드럽게 해야 한다. 영상에서 배웠는데 도마에 비닐봉지를 씌워서 하면 도마에 더덕 진이 묻지 않아 좋다고 했다. 나도 커다란 비닐봉지를 찾아서 나무 도마에 씌워서 나무 방망이로 더덕을 두드려서 부드럽게 하였다. 이럴 땐 튼튼한 나무 도마가 최고다. 더덕이 너무 커서 어떻게 자를 하다가 처음에는 네 부분으로 포를 뜨듯이 잘랐다. 하지만 껍질 부분은 잘 두드려졌지만 안쪽은 자꾸 부서졌다.



생각하다가 더덕도 많으니까 겉 부분은 두드려서 더덕구이로 하고 안쪽은 작게 썰어서 더덕 무침을 하면 될 것 같았다. 이럴 때 머리가 잘 돌아간다. 아직 내 머리도 써먹을만한 것 같다. 더덕 양쪽 겉 부분을 저며서 두드려 부드럽게 하고 안쪽을 잘라서 따로 담아놓았다. 일이 쉽게 되었다.


이렇게 더덕을 다 손질하고 나니 양념만 하면 되어 생각보다 더덕 요리도 어렵진 않았다. 더덕구이용 양념은 고추장 2스푼, 고운 고춧가루, 간장, 물엿, 들기름 각 한 스푼을 잘 섞어 버무리면 된다. 더덕 무침은 더덕구이 양념에 다진 마늘, 다진 파, 매실 청을 각 한 스푼  추가하여 조물조물 무쳤다. 마지막에 깻가루와 통깨를 넣어주면 완성이다. 깻가루는 볶은 깨 가는 용기에 통깨를 넣고 살살 돌려주면 통깨가 갈아지기 때문에 참 편리해서 함께 사진에 올려보았다.


더덕구이용 /더덕 무침(가운데 용기 : 볶은 깨 가는 용기)


요리를 다하고 '유세프 요리 교과서'에 레시피를 정리해 놓았다. 오늘 대룡 시장은 못 갔지만 더덕 요리를 확실하게 배워서 성공하였다. 마침 고운 고춧가루가 다 떨어져서 김장하고 남은 고춧가루로 양념을 해서 오늘 요리에서 그게 아쉽다.



저녁에 설날에 먹으려고 사놓은 고기가 남아 있어서 더덕과 함께 구워 먹었다. 역시 맛있다. 더덕을 구울 때 프라이팬에 들기름 두 스푼을 넣고 중불에서 타지 않게 구우면 정말 맛있다고 한다. 이게 더덕구이의 Tip인 것 같다. 오늘은 고기와 구워 먹고 내일은 들기름에 맛있게 구워 먹어야겠다. 껍질 벗기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더덕구이도 더덕 무침도 맛있어서 오늘도 유세프 요리는 성공이다.


유세프 요리 교과서 더덕구이, 더덕무침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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