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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Feb 02. 2023

조금 특별한 콩나물 황태뭇국


쌍란 넣은 콩나물 황태뭇국

연휴는 무척 추웠다. 칼날 같은 추위를 뚫고 작은아들은 쌍둥이를 데리고 대관령을 다녀왔다. 평창 발왕산 케이블카를 타는 사진을 보내왔다. 쌍둥이는 패딩 입고 모자 쓰고 장갑까지 끼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다녀오며 용대리 황태채를 사다 주었다. 황태는 대관령 덕장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겨울이 추울수록 맛이 좋다고 한다. 짝꿍이 주방 한쪽에 있던 황태채로 황탯국을 끓여 달라고 했다.


마침 사다 놓은 콩나물도 한 봉지 있고 강화도 갔을 때 얻어온 작은 무도 있어서 재료는 충분했다. 거기다가 우리 집 냉동실에는 썰어서 보관되어 있는 파와 청양고추, 갈아놓은 마늘이 있으니 준비는 완벽하다.


나는 시간이 있을 때 대파를 사서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둔다. 빨간 고추, 파란 고추도 썰어서 넣어두고 마늘도 갈아서 깍두기처럼 네모 조각으로 만들어 얼려놓고 먹는다.


마늘은 다지기로 갈아서 쟁반 위에 비닐팩을 올리고 다진 마늘을 비닐 팩에 넣어 평평하게 편다. 숟가락으로 가로 세로를 꾹꾹 눌러 금을 만들어 냉동실에 얼린 후 똑똑 네모 모양으로 잘라서 지퍼백에 담는다. 이렇게 하면 요리할 때마다 꺼내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냉동실에 보관한 파, 청양고추 , 마늘


먼저 콩나물을 씻어서 소쿠리에 밭쳐두었다. 무도 감자 깎는 칼로 껍질을 벗기고 뭇국 끓일 때처럼 작게 썰었다. 오늘의 주인공 황태채는 아주 큰 것만 가위로 잘라서 그물망에 담아 물에 조물조물 문질러 두 번 씻어서 꼭 짜 두었다.


비에 황태채와 무, 마늘 한 스푼(마늘 두 조각)을 넣고 참기름 두 스푼을 넣어 볶아주었다. 볶다가 탈 것 같아 물을 조금 넣고 국간장 두 스푼을 넣고 달달 볶았다. 미역국을 끓일 때도 참기름에 소고기를 볶다가 미역을 넣고 볶아준다. 이때 국간장을 넣고 볶아주면 미역에 간이 배어서 미역국이 맛있다. 황태채와 무에 간이 배어 끓였을 때 무가 싱겁지 않고 맛있다.


 이제 물 1.5리터를 넣고 콩나물을 넣어 뚜껑을 닫고 한 소끔 끓인다. 홍고추와 청양고추 썰은 것을 넣고 새우젓 스푼을 넣었더니 조금 싱거워서 한 스푼 더 넣어 간을 맞추고 마지막에 썰어놓은 대파를 넣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콩나물 황태뭇국이다. 며칠 전에 시누이가 가져다준 쌍란을 넣었다. 쌍란은 달걀 하나에 노른자가 두 개다. 모양도 조금 큰 데다 달걀이 매끈하지 않고 약간 울퉁불퉁하다. 이제 한소끔 끓이면 깊은 맛이 나는 콩나물 황태뭇국이 완성된다.



짝꿍은 오늘 ktx를 타고 공주로 출장을 다녀왔다. 날이 많이 춥진 않았지만 서울역까지 가서 지방 출장을 다녀오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 해장할 일은 없지만 저녁에 따뜻한 국을 먹으니 좋다고 한다. 맛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오늘은 순전히 집에 있는 료로 황태뭇국을 끓였다.


요즘 배추 속이 맛있어 우린 저녁마다 먹는다. 김치 속을 싸서 먹기도 하고 쌈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고기와 파김치를 올려 먹기도 하며 겨울 내내 배추 속에 푹 빠졌다.


월요일에 만든 콩자반이랑 멸치조림도 있어서 밑반찬으로 차린 조촐한 상이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황태뭇국에 밥을 말아서 김장 김치와 설 전에 만들어 놓은 잘 익은 동치미와 함께 먹으니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맛있다.


그래, 겨울에는 따뜻한 국이 있어야 제맛이지.

유세프 요리 교과서 콩나물 황태뭇국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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