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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04. 2023

국민 밑반찬 콩자반도 쉽네요


겨울의 문턱에서 서리태 10킬로를 샀다. 짝꿍 초등학교 동창이 경기도에서 농사지은 서리태를 판다고 했다. 연락을 했더니 친환경으로 지었다고 한다. 5킬로 정도를 사려고 했는데 10킬로를 사게 되었다.


서리태가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많았다. 이럴  나누어 주는 게 정답이다. 마침 12월 둘째 주에 가족 행사로 아들네가 집에 오게 되어 길쭉한 정리용 밀폐용기에 담아 하나씩 주었다. 작은 아들네는 장모님께서 손자를 돌봐주시고 살림도 도와주시기에 나눠 리라고 많이 보냈다.


아직도 많이 남아서 이웃에 사는 시누이네도 드렸다. 마침 12월 말에 친정엄마를 뵈러 온 남동생네도 덜어주었다. 그래도 아직 3킬로 정도는 남아있어서 밥 지을 때마다 한 줌씩 넣어서 먹고 있다.


유튜브를 보는데 콩자반 영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동안은 콩자반은 먹고 싶을 때 반찬 가게에서 조금씩 사 먹었다. 한 번도 만들어 보지 않았다. 내가 누군가? 공부 좋아하는 공붓벌레. 유튜브 콩자반 선생님은 정말 많았다. 영상 몇 개를 보며 나만의 콩자반 레시피를 만들었다. 


늘 그래왔지만 가장 간단한 레시피를 찾았다.



콩을 불려주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에 바로 저녁에 시작했다. 나는 요리를 늘 공식에 맞추어하는 걸 좋아해서 계량을 철저하게 한다. 특히 처음 해보는 요리는 더 철저하게 한다. 여러 번 하다가 익숙해지면 그때야 어림잡아서 요리를 한다.


요리 저울을 꺼내서 서리태 200g을 재서 준비했다. 콩 속에서 불순물 등을 골라냈다. 영상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처럼 그물망에 넣어서 서리태를 박박 문질러 깨끗하게 씻었다. 물 1리터와 천일염 한 스푼을 넣어 불려주었다. 5시간에서 8시간을 불리라고 해서 아침까지 불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리 적어둔 레시피 노트를 보며 요리를 시작했다. 다른 분이 보시면 일상 밑반찬 만들기인데 거창하게 요리라고 하니 약간 민망하긴 하다.


국민 밑반찬 콩자반 요리 시작

콩을 건져서 웍에 담고 콩을 평평하게 펼친 후 콩 불릴 때 나온 콩물을 콩이 잠길 정도로 부었다. 씻어놓은 다시마 한 잎과 올리브 오일 반 스푼을 넣고 센 불에 끓여준다. 끓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10분 정도 끓여주니 물이 바닥에 조금 남았다.


이제 양념을 넣을 순서다. 진간장 3스푼과 만년간장 1스푼, 물엿 2스푼, 맛술 2스푼을 넣고 저으면서 3분 정도 더 끓여주었다.


이제 마지막 과정만 남았다. 올리브 오일 반 스푼을 넣고 저어주다가 올리고당 2스푼을 넣고 불을 껐다. 요리의 마지막은 통깨가 들어가야 요리가 완성된다. 정은 생각보다 쉬웠다.



완성되었을 땐 콩이 쪼글거리지 않고 불은 것 같았는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약간 쪼글거렸다. 저녁에 콩자반을 꺼내서 먹어보았다. 약간 짭조름하고 달콤하며 딱딱하지 않은 콩자반 맛에 반했다. 내가 그동안 먹어본 콩자반 중에 가장 맛있었다.  말은 진심이다. 유튜브 콩자반 선생님들께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다. 무료 요리 강의를 이렇게 친절하게 잘해주시니 정말 감사하다. 참 편리한 세상에 산다.


주말에 쌍둥이 손자가 오면 밥 먹을 때 반찬으로 주려고 한다. 딱딱하지 않아서 잘 먹을 것 같다. 서리태도 아직 남아있고 만드는 과정도 그리 복잡하지 않아서 올겨울 자주 해 먹을 것 같다.


오늘 국민 밑반찬 콩자반도 성공하여 잘하는 요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잘하는 요리가 늘어날수록 우리 집 식탁도 풍성해지고 건강도 좋아질 것 같다. 이러다가 요리 연구가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유세프 요리 교과서 콩자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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