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시누이가 초란을 네 판이나 사다 주었다. 지인 친구가 운영하는 양계장에서 주문해 오는 거라고 한다. 두 판은 조카(쌍둥이네) 주고 두 판은 우리 먹으라고 사다 준 거다.
초란은 부화한 암탉이 5개월 전 후로 처음 낳은 달걀을 말한다. 일반 달걀에 비해 작기 때문에 달걀 프라이도 3개 정도는 해야 먹을만하다.
초란(初卵)
어미 닭이 처음으로 낳은 계란. 그 이후에 낳은 대여섯 개의 계란을 포함하기도 한다. 닭이 알을 낳는 개수가 늘어날수록 알의 크기가 커지고 색깔이 옅어지며 껍데기가 얇아진다.
ㅡ네이버 국어사전
귀한 초란 두 판을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달걀 장조림을 해두면 오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엔 한 판만 할까 생각하다가큰 아들도 가져다주면 귀한 거니까 좋을 것 같았다. 조금 많을까 싶었지만 요리하는 김에 그냥 하기로 했다.
달걀은 냉장고 등 차가운 곳에 있던 것은 삶아도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기에 싱크대에 하루 정도 올려놓았다. 메추리알 조림이나 달걀조림은 가끔 해서 먹었기에 레시피 노트에 요리 방법이 들어 있어서 그대로 만들기만 하면 되었다.
초란 두 판
초란을 흐르는 물에 조심해서 씻어서 큰 냄비에 넣고 삶았다. 삶을 때 소금 한 스푼과 식초 두 스푼을 넣어서 삶았다. 그렇게 하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고 한다. 물론 요리 선생님인 유ㅡ선생님께 배운 방법이다. 또 한 가지 Tip은 물이 끓어오를 때 나무 주걱으로 살살 저어주면 달걀노른자가 가운데로 간다고 한다. 노른자가 옆으로 치우치지 않아 반으로 잘랐을 때 모양이 예쁘다.
양이 좀 많아서 20분 정도 삶아서 찬물로 헹구었다. 정말 하나도 터진 것 없이 잘 삶아졌다. 이제 껍질만 벗겨서 졸이면 된다.
식탁에 올려놓고 TV 시청하며 껍질을 벗기는데 쓱 하고 벗겨져야 하는 달걀 껍데기가 잘 안 벗겨졌다. 삶을 때 넣은 소금과 식초도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달걀 60개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걱정이다. 찬물에 한번 더 담가서 다시 시작했다. 살점이 떨어질까 봐 조심조심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았지만 만만치 않았다.
연구하며 벗기다 보니 달걀 뾰족한 쪽 말고 둥근 쪽을 톡 깨서 벗기니 조금 잘 벗겨졌는데 달걀이 말끔하지 않고 약간 울퉁불퉁하다. 정말 긴 시간 걸려서 달걀 껍데기 벗기는 것을 끝냈다.며칠 두었다가 삶아야 하는데 달걀이 싱싱해서 그렇다고 한다.
이제 양념만 계량해서 졸이면 된다. 달걀 1판 정도는 만들어 보았지만 양이 좀 많아서 양을 잘 계산해서 계량을 했다.
(초란 두 판 60개 레시피)
물 1500cc 간장 300cc 설탕, 매실청, 맛술 각 3스푼 참기름 1과 1/2 스푼 마늘 2스푼 파 썰은 것 조금
처음에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서 물양이 반 정도 줄 때까지 졸였다.달걀 껍데기 벗기느라고 고생했지만 그래도 초란 장조림이 잘 되어 다행이다.
요즘나만의 요리 교과서 요리 레시피 북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 너무 오래 사용해서 양념도 묻고 지저분하다. 브런치에 요리 글 올린 것부터 정리하고 앞으로 다시 해볼 요리 순서로 정리했다.
시누이 덕에 귀한 초란으로 푸짐하게 달걀장조림을 했다.조금 남겨서 달걀 프라이도 해 먹을 걸 그랬나 약간 후회도 된다. 요리할 때 자꾸 욕심을 부려 많이 만드는 습관도 이제 조금 고쳐야 할 것 같다.
오늘 만든 초란 장조림은 큰 아들 줄 것은 따로 담아 놓았다. 주말에 둥이도 먹이고 한 동안 우리 집 밑반찬이 될 거다. 조금 많아서 부지런히 먹어야 될 것 같다. 귀한 초란 선물해 준 시누네도 불러서 저녁 한 끼 대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