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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May 20. 2023

마늘장아찌가 익어갑니다


지난주 아파트 앞 슈퍼에 나물 거리와 구워 먹을 고기를 사러 들렀다. 돌나물과 표고버섯 그리고 고기를 바구니에 담고 계산대로 가는데 마늘이 보였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통마늘을 함께 구워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아 한 봉지를 담았다. 마늘이 크기가 크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저녁에 고기와 마늘을 구워 맛있게 먹고 남은 마늘을 냉장실에 넣어 두었다. 다음 날 다지기에 갈아서 조각 마늘을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려고 하였다.


저녁에 자려고 누웠는데 담가놓은 마늘장아찌를 다 먹은 것이 생각났다. 내일 마늘장아찌 담가야지 하며 잤다.


매년 마늘장아찌를 담근다. 햇마늘이 나오는 요즈음에 재래시장에 가면 어르신들이 깐 마늘을 파신다. 한 바구니를 2만 원 정도에 사서 마늘장아찌를 담갔다. 담가놓은 마늘장아찌는 1년 정도 먹었다.


요리도 트렌드가 있고 유행을 탄다. 유튜브를 몇 개 찾아보다가 이찬원 편스토랑 레시피를 보았다. 백종원 레시피도 보고 이보은 레시피도 보았다. 이찬원 레시피가 맘에 들었다. 간장을 끓이면 집안이 간장 냄새로 꽉 차는데 끓이지 않고 만드는 방법이 있었다.


마지막에 시골 사는 요리 잘하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서 레시피를 물어보았다. 작년에 담글 때는 물-간장-식초-설탕을 1-1-1-1로 팔팔 끓여서 식혀서 부우라고 했는데 몇 번 해보니 올해는 끓이지 않고 담근다고 했다. 이찬원 레시피도 끓이지 않는 거였다.


동생의 요리를 믿기에 동생이 알려준 레시피에 이찬원이 알려준 방부제 역할을 하는 소주를 추가하기로 했다. 완성된 장아찌 국물 비율은

물 1+간장 1+설탕 0.8+식초 0.5+매실청 1 +소주 1컵을 계량하여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저었다.


장아찌 담글 병을 뜨거운 물에 중탕하여 소독하고 마늘을 채웠다. 마늘 한 봉지는 700g인데 고기 구워 먹을 때 함께 구워 먹어서 조금 적다. 병에 마늘을 가득 채웠는데 남아서 작은 병에 마저 담았다. 만든 장아찌 국물을 붓고 랩으로 덮은 다음 뚜껑을 단단하게 막았다. 물론 이 일은 남편을 불러 해결했다.


마늘이 물 위로 올라오면 파랗게 되어 병을 거꾸로 세워 하루 정도 성온에 둔다. 혹시 장아찌 물이 샐 수도 있어서 쟁반에 받쳐 두었다. 하루가 지나면 바로 세워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장아찌 국물이 조금 남아서 텃밭에서 따온 작은 상추가 있어서 반찬통에 가득 담고 주스를 부어두었다. 상추는 장물을 팔팔 끓여서 식혀서 부으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그냥 남은 장아찌 국물을 부어 두었다. 삼일 째 되는 날 고기 구워 먹을 때 꺼내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그리 짜지도 시지도 않아서 간이 딱 맞았다.


내가 상추 장아찌 국물을 숟가락으로 살짝 맛을 보는데 남편이

"당신 그럴 땐 꼭 어머니 같은 거 알아?"

라고 한다. 맞다. 엄마도 꼭 국물을 숟가락으로 조금 떠서 간을 보며 간이 맞다고 하셨다.

"그럼, 딸이 엄마 닮지 누구 닮아."

이 딱 맞았다. 달콤 약간 새콤 짭조름이 잘 조화된 맛이었다.


마늘장아찌도 익으면 맛있을 것 같다.  올해도 재래시장에 가서 깐 햇마늘을 사 왔어야 하는데 그게 아쉽다. 집 앞 슈퍼에도 햇마늘을 쌓아 놓고 팔고 있지만, 아픈 엄지 손가락 때문에 마늘을 깔 수 없기에 올해는 이걸로 만족해야겠다. 아쉬우면 6월 초에 병원 가는 길에 병원 뒤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햇 마늘을 사 와서 한 병 더 담그면 될 것 같다.


쪽파 김치대신 쪽파 장아찌도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



유세프 요리 교과서 '마늘 장아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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