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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Nov 14. 2022

총각김치가 익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생애 처음 담가 본 총각김치


퇴직하고 요리에 도전하여 가족들에게 맛있다고 칭찬을 받았다. 그래서 점점 요리가 재미있어져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 보는 중이다.

"파김치도 이제 잘 담그니 이번에는 총각김치 번 담가보면 어떻겠소."

짝꿍이 총각김치가 먹고 싶다며 한번 해보라고 했다. 60이 넘도록 총각김치를 담가 본 적이 없다. 작년까지는 친정어머니께서 담가주시거나  주문해서 먹곤 했었다.


나의 요리 선생님은 튜브다. 새로운 요리를 할 때는 같은 요리를 여러 편 본다. 총각김치 영상도 정말 많았다. 평소에 구독하고 있는 튜브를 몇 개 보고 맛있어 보이는 다른 영상을 시청하였다. 난 요리를 할 때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나의 요리 팁은 다음과 같다.


<요리 잘하는 Tip>

1. 나만의 요리 교과서(레시피 노트)를 만든다.
2. 요리할 때마다 조절한 양념 양 등을 포스트잇 등에 적어서 요리 교과서에 추가한다.
3. 재료를 늘 같은 양을 사서 반복해서 요리한다.
4. 재료는 가급적 싱싱하고 좋은 것을 구입한다.
5. (중요함) 요리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
6. 요리하기 전에 유튜브 등에서 요리 영상을 찾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요리 방법을 정한다. 나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요리 방법을 기본으로 하고 나만의 레시피를 만든다.


오늘도 튜브 선생님께 배운 레시피로 나만의 요리 교과서에 추가할 총각김치 레시피를 만들었다. 정말 며칠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여 만든 나만의 총각김치 레시피를 완성하였다. 어느 정도를 사야 할지 몰라서 그래도 김치통 한통은 담고 싶어 6단을 샀더니 조금 많은 것 같았다. 손 큰 내가 처음 담가보는 총각무를 통 크게 6단을 샀다. 겁도 없이~


[총각김치 레시피]- 총각무 6단


1. 총각무는 작은 것이 좋다(아파트 상가 마트에 원하는 총각무를 사려고 매일 들러 확인하고 드디어 마음에 드는 총각무 여섯 단을 배달시켰다).

2. 다듬는 것도 꼼꼼하게 배운 대로 하였다. 수염과 꼬리를 제거하고 열무는 연한 잎만 적당히 남겼다.

3. 다음은 세척하기다. 새 수세미로 뿌리 부분을 문질러서 깨끗하게 씻고 열무도 속까지 꼼꼼하게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놓았다.

4. 천일염 두 컵으로 한 컵은 물에 풀어 알타리를 절인다. 나머지 한 컵으로 뿌리 쪽에 소금을 뿌려준다. 5시간은 절여야 해서 뚜껑을 덮어 2시간 후에 한번 위아래를 뒤집어준다. 다시 3시간 후에 무가 말랑말랑 휘어지면 물에 한번 더 씻어 준다. 절이기 전에 깨끗하게 씻었기 때문에 한 번만 가볍게 씻어 소쿠리에 받쳐 둔다. 잘 절여진 것 같다.

5. 찹쌀 풀을 먼저 쑤어 식혀두어야 한다. 찹쌀풀 5스푼에 물 5컵을 넣고 눌지 않게 나무 수저로 잘 저으며 끓어오를 때까지 저어주었다. 튜브에서는 황태머리를 삶아 육수를 내라고 했지만 그거는 생략했다. 대신 풀 쑬 때 만능 간장 2스푼을 넣어서 해보았다.

6. 이제 념을 만들 순서다. 새우젓 2컵, 양파 중 2개, 사과 하나, 배는 너무 커서 1/2개만, 마늘 2컵, 생강 2쪽, 건고추가 있어서 5개를 믹서로 갈았다. 다짐기가 있지만 보드랍게 가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믹서를 사용했다. 갈 때 물을 2컵씩 넣었다. 사과는 껍질 째, 배는 껍질을 벗겼다.

7. 믹서에 간 양념에 고춧가루 4컵과 찹쌀풀을 잘 섞어서 30분 정도 숙성시켰다. 맛보고 또 보며 고민하다 싱겁고 약간 쓴맛이 나는 것 같아 액젓 반 컵과 매실청 반 컵을 넣었다. 짜면 안 되어 조심해서 반 컵씩만 넣었다. 참 꿀을 넣으면 맛있다고 해서 설탕 대신 꿀 10스푼을 넣었다.

8. 이제 쪽파 한 줌을 3 등분하여 먼저 넣고 버무린 후에 총각무를 나누어서 버물고 마지막에 양념이 잘 묻도록 한 번에 버물었다.

9. 김치통에 담을 때도 하나씩 양념이 잘 묻도록 살피며 담았다. 큰 무는 2등분이나 4등분을 하였는데 속까지 양념이 잘 묻도록 신경 썼다.

총각무 6단은 김치통으로 한 통 반 정도 되었다. 가득은 아니다.



이제 맛있게 익기를 기다리면 된다. 색깔은 나쁘지 않다. 양념도 충분히 많아 총각무 하나하나에 정성껏 양념을 묻혔다. 양념이 너무 많은 듯하지만 숙성되어 양념이 스며들면 괜찮아질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양념이 많을 줄 알았으면 파도 조금 넉넉히 넣을 것 후회된다.


정말 공부하고 연구하며 정성을 다해 담갔다. 하지만 처음 해본 총각김치가 맛이 있을지 모르겠다. 짝꿍과 나는 어서 총각김치가 익기를 매일매일 기다린다. 제발 맛있기를 바란다. 잘 익어 맛있으면 아들네도 좀 나누어 주고 싶은데 맛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이다. 


이제 올 겨울준비 김장만 남았다. 올해도 12월에 작년처럼 해남에서 절임배추를 주문해서 담글 예정이다. 아직 작년에 담근 묵은지가 많이 남아있어서 작년보다는 조금 적게 담그려고 한다. 오늘은 조금 힘들었지만 내 손으로 총각김치를 담가서 너무 행복하다. 분명 맛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나는 음식에 진심이니까.


유세프 요리 교과서 총각 김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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