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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 생각나서 올해는 11월부터 대비합니다

전기난로에 주전자, 손주방엔 난방텐트와 암막커튼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치다

by 유미래

지난겨울은 정말 추웠다. 난방을 하지 않으면 보일러가 얼어 터질 것 같았고, 집안도 추워서 보일러를 끌 생각을 못했다. 보일러를 온돌 온도로 처음에는 50도로 맞추고 한 시간 뒤에 35도(우리 집 보일러에서 설정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에 맞추어 하루 종일 틀었다.


그러다 보니 지난겨울인 12월, 1월, 2월 석 달 동안 사용한 난방비가 100만 원이 넘게 나왔다. 1월에 사용한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왔는데 한 달 평균 35만 원 정도였다. 은퇴하고 남편과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기에 상여금이 없고, 매달 고정 수입이다. 한 달 난방비 35만 원은 식비를 줄여야 할 큰돈이다.


작년 12월에 사용한 1월 가스비 고지서, 1월 사용료는 더 많았다

올해도 11월부터 추위가 찾아왔다. 11 중순 어느 날이었다. 집에 꽤 큰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남편은 물건 사는 것을 좋아해서 늘 택배가 온다. 이번에는 또 뭘 샀을까 궁금하여 남편이 택배 상자 푸는 걸 지켜보았다. 택배 상자를 열고 보니 전기난로였다.


"전기난로는 전기세 많이 나올 텐데 이런 걸 왜 샀어요?"

"이건 열효율이 좋아서 전기세도 많이 나오지 않는 거야. 거실이 추울 때 잠깐잠깐 틀고, 난로 위에 주전자 올려놓으면 물도 데울 수 있어서 거실도 훈훈해지니 당신도 좋아할 거야."


"주전자는 안 써서 얼마 전에 버려서 없는데요."

"걱정하지 마. 주전자도 내가 벌써 주문했지."


다음 날 예쁜 주전자가 도착했다. 작년에 난방비 폭탄을 맞아서 올해는 미리 대비하기로 했는데 남편은 전기난로를 사서 난방비를 줄이려고 한 거다. 다행히 우리 집은 전기료는 적게 나오는 편이다. 몇 년 전에 전등을 모두 LED로 바꾼 결과이다. 보통 3만 원대라서 전기난로를 많이 틀지 않으면 전기료가 많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여름에 에어컨을 자주 틀었는데도 전기료는 많이 내지 않았다.


남편이 주문한 난로와 내가 주문한 털 실내화

나는 발이 찬 편이라서 바닥이 차가운 것을 싫어한다. 11월이 되면서 거실 바닥이 차가워서 늘 양말을 신는데 따뜻한 실내화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털 실내화를 주문해서 받았는데 발이 따뜻하니 몸도 덜 춥게 느껴졌다. 남편은 집에서 주로 반팔을 입고 지내는데 춥다고 하면 나도 모르게 요즘 잔소리하게 된다.


"여보, 작년 난방비 생각나지요. 올해는 현명하게 줄여봐요. 들어가서 나처럼 조끼 입고, 양말 신고 나오세요."

"난, 집에서는 가볍게 입는 게 좋은데... 우리 보일러 틀면 안 될까?"

"안 돼요. 올겨울도 작년만큼 추울 텐데 난방비 폭탄 맞지 않으려면 아껴서 미리 대비해야 해요."


요즘 추운 날 낮에는 남편이 산 전기난로를 튼다. 주전자에 보리차를 넣어 올려두면 습기도 조절되고 거실이 따뜻해진다. 남편은 주전자에서 나오는 김을 보면 옛날에 난로에 올려두었던 물 주전자가 생각난다며 추억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 둘 다 은퇴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남편이 산 전기난로가 난방비를 줄여주길 바란다.


추운날은 거실에 난로를 틀고 주전자에 물을 데우고 생활한다


실내 온도는 22도, 3시간마다 보일러 작동


요즘 우리는 지난 2월에 집에 온 큰며느리가 알려준 난방 절약법을 실천하고 있다. 큰며느리가 알려주기 전까지 우리 집 보일러에 온돌과 난방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예약 기능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나도 남편도 참 답답하게 살았다.


개별난방인 우리 집은 보일러 바꾼 지 5년이 넘었는데 늘 온돌 기능(바닥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방식)만 사용했다. 예약기능이 없는 줄 알고 밤에도 끄지 않고 온돌 온도를 50도로 맞추었다가 바닥이 따뜻해지면 35도로 내려서 계속 틀었다. 바닥도 따뜻하고 공기도 따뜻하니 반 팔을 입어도 춥지 않을 정도라 난방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보일러 리모콘 옆에 있는 온돌/난방 기능

주말에 쌍둥이 손자를 돌보고 있다. 주로 얇은 실내복을 입고 있어서 추우면 안 된다. 보일러를 난방(공기를 일정 온도까지 데워서 실내온도를 유지시키는 방식)으로 맞추어서 실내온도를 22도로 설정하고, 3시간마다 난방이 자동으로 켜지게 예약하였다. 온수가 60도로 맞추어진 것을 보더니 지난겨울에 며느리가 깜짝 놀라며 온수 온도도 40도로 맞추라고 했다. 그 후로 사계절 내내 온수 온도를 40도로 맞추고 사용한다.


(왼쪽)난방으로 맞춘 보일러/(오른쪽)온돌로 맞춘 보일러

우리 집은 전기레인지를 사용하기에 도시가스 요금은 난방비와 온수 사용이 다다. 손자들이 오지 않는 주중에는 낮에는 보일러를 거의 틀지 않고 저녁에 자기 전에 보일러를 온돌로 맞추어 한 시간 반 정도 튼다. 낮에는 추우면 전기난로를 잠시 튼다.


아직 영하의 날씨가 길게 이어지지 않아서 가능하지만, 한겨울에는 보일러를 끄지 않아야 한다. 난방비도 난방비지만, 60대 70대인 우리 부부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공기가 너무 차가우면 감기에 걸리기 쉽기에 날씨에 따라 보일러를 조절한다.


손주 방에는 난방 텐트와 암막 커튼을 설치해서 보온을 유지한다.

이불도 모두 극세사 이불로 바꾸어서 사용하고 손주 방에는 난방 텐트를 설치하고 창문에 에어캡(뽁뽁이)을 붙이고, 암막 커튼도 설치했다. 침대에는 온수 매트도 깔아주었다. 방이 한결 아늑해지고 난방 텐트 안에 누우니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쌍둥이 손주는 주말에만 오지만, 언제 와도 잘 수 있게 준비해 둔다.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이 알려준 난방비 절약 방법


요즘 남편과 내가 난방비 줄이려고 대비한 것이 맞는 방법인지 궁금했다. 노인복지관에서 AI 수업을 받은 후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늘 AI에게 물어본다. 물어보자마자 AI 제미나이가 대답해 주었다.


"겨울에 난방비 폭탄 맞지 않고 가스비 절약하는 방법 알려줘."

"네, 겨울철 난방비 폭탄을 피하고 가스비를 절약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알려드릴게요!"


다음은 AI 제미나이가 알려준 난방비 절약 방법이다(길어서 요약해서 실어본다).


1. 보일러 효율적인 사용
-실내 적정 온도는 18~20°C 유지: 난방 온도를 너무 높게 설정하면 가스 소비량이 크게 늘어납니다.
-외출 시 '외출 모드' 또는 '낮은 온도' 설정: 짧은 시간 외출(몇 시간) 시 보일러를 완전히 끄면, 다시 가동할 때 식은 실내를 데우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온수 온도 '중' 또는 '약'으로 설정: 가스비는 온수 사용 시에도 많이 발생합니다. 온수 온도를 너무 높게 설정하지 않고 중이나 약 (약 40°C)으로 설정하고, 수압을 중간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사용하지 않는 방 난방 밸브 잠그기 (주의 필요): 사용하지 않는 방의 난방 밸브를 잠가 난방수가 돌아가지 않게 하면 그만큼 가스비가 절약될 수 있습니다.

2. 단열 및 보온 강화
-에어캡 (뽁뽁이), 두꺼운 커튼/암막 커튼, 문풍지, 난방 텐트를 사용하면 외부 찬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 열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복/수면 양말 착용: 기능성 발열 내의나 수면 양말 등을 착용하면 체감 온도를 3°C 이상 높여 난방 설정 온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3. 실내 환경 관리
-적정 습도 유지 (40~60%): 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활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하면, 공기 순환을 돕고 열전달이 빨라져 실내 온도를 더 빠르게 따뜻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보조 난방 기구 활용(전기 요금 주의): 전기장판, 온풍기 등을 활용해 실내온도를 빠르게 올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전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주의하며 병행해야 합니다.


제미나이가 알려준 가스비 절약 방법을 읽어보며 지금 우리 집에서 난방비 줄이려는 노력이 적절한 방법임을 알았다. 온수 온도를 40도로 낮춘 것도, 보일러 예약기능을 활용하여 주말에 난방을 끄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대신 실내온도를 22도로 맞춘 것은 20도로 줄여서 손자들에게 춥지 않은지 확인해야겠다. 요즘 22도로 맞추고 사는데 덥지도 춥지도 않아 괜찮다. 손주 방에 설치한 난방 텐트와 암막커튼, 극세사 이불도 난방비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 흐뭇하다. 오늘은 보관했던 가습기도 꺼내서 깨끗하게 닦아서 거실에 설치했다.


남편이 전기난로와 주전자를 주문했을 때 사실 "왜 샀냐."라고 잔소리했는데 그것도 보조 난방 기구 활용으로 난방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남편에게 "잘했다."라고 말해주었다. 전기난로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보리차를 따라 마시며 함께 추억을 나누는 요즘 행복하다.


벌써 12월이다. 올겨울이 얼마나 추울지 아직 모른다. 요즘 우리 부부는 실내에서 조끼를 입고, 양말을 신고 생활한다. 소파에는 늘 무릎 담요도 준비되어 있고, 이번에 산 털 실내화를 신고 목에는 스카프를 두른다. 발과 목이 따뜻하니 덜 춥게 느껴진다. 남편과 나는 미리 난방비 폭탄 맞지 않으려고 대비하고 있으니, 작년과 같은 난방비 폭탄은 맞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이제 추위가 닥쳐도 걱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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