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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즈 Apr 30. 2024

ISFJ엄마와 ENTP 딸이 사는 법

나는 별로 말이 없는 딸이 나와 같은 I성향의 아이인 줄 알았다.

우리 가족은 모두 올 A형이기 때문에 당연히 성향도 비슷한 줄 착각하며 살았다.



지금은 중3이 된 둘째, 6학년 때인가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갑자기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했다.

문제는 선거운동 하는 주간 아침에 교문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 아이들은 엄마들끼리 친해서 아이들을 선거운동 같이 하라며 보내주었다고 했다. 

아주 먼 옛날의 일 같지만 코로나로 거리 두기를 하던 시절이라 그렇게 모여서 선거운동에 내보내 주는 일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워킹맘을 엄마를 둔 덕분에 친하게 지내는 엄마가 없어서 우리 딸은 친구도 없이

매일 아침 혼자 피켓을 들고 교문에 서 있었다.

혹여 상처받지  않을까 내내 마음이 쓰여서 너 혼자 괜찮냐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아이는 너무나도 쿨 하게 "엄마 괜찮아, 인생 다 그런 거지 뭐." 얼마나 당당하던지 소심한 엄마는 깜짝 놀랐다.

다행히 며칠 뒤부터는 절친인 연예인 친구가 함께 해 준 덕분에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결과는 부회장에 당선이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대견하고 기특하다.

모녀의 MBTI를 알게 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MBTI를 맹신하는 건 아니지만 '아, 이런 성향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어 서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지금도 우리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좋아하는 남성상, 음식, 화장품, 옷 고르는 스타일 생활패턴까지도

드라마를 보면서도 서로 너무 공감이 안된다.


만약에 가 궁금한 엄마와 일어나지도 않을 건데 왜 생각하냐는 아이와의 이견은 아직도 좁혀지지 않는다.

이제 억지로 이해시키지 않으려 한다. 그냥 생긴 데로 생각대로 그렇게 지내고 있다.

서로의 생각을 침범하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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