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함

좋고 나쁜 것은 사실 하나다.

by 본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그런대로 살아간다. 현실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정도로 간절하지는 않은 상태.


나도 불행한 나의 직업 속에서 반드시 행복을 찾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직업을 바꾸거나 신박한 사업을 시작할 정도로 간절하지는 않았다. 일에서 꼭 행복을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고통받으며 돈을 벌어서 내가 좋아하는 곳에 쓰면 되지 않을까?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려고 적성을 찾는 거야?

게다가,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불행하지도 않았다.


캥거루처럼 1년 만에 돌아온 부모의 집은 너무나 안락했다. 삼시 세끼가 자동으로 차려졌고, 우렁각시가 방을 청소해 주었으며, 이전에 살던 원룸을 완전히 잊게 하는 커다란 집에서 귀족과 같은 생활을 했다. 월세나 관리비를 낼 일이 없으니 돈을 쓸 일도 거의 없었다. 그냥 이대로 쭉 살아도 될 것 같았다. 뭔가 시도해 보기에는 내가 누워있는 이 커다란 침대가 너무나 편했다.


집은 안락했고, 월급은 충분했으며, 모든 게 안전했다.

행복해 마땅한 상태.


그런데, 정말로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 모든 걸 가졌는데.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그 시공간에서

나는 날이 갈수록 불행해졌다.

최악의 감정인 우울과 불행이 번갈아 찾아왔다.

어이가 없게도

나는 인생의 바닥을 쳤다.


그 녀석의 이름은 바로 ‘권태’였다.

극단의 안락함 끝에는 바로 그 녀석이 있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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