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으로 생각하기 - <too better thinking> 중에서
오랜 친구랑 싸웠다. 정치색이 뚜렷한 친구가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 그거 가짜뉴스니까 보지마.
- 이게 왜 가짜뉴스야?
-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찌라시 정보잖아.
- 내가 볼 땐 너무 말이 되는데?
-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짜깁기해놓은 영상을 보고 그게 진짜라고 믿는 거야?
- 이게 진짜니까!
조회수에 혈안이 된 유튜버가 하는 말을 믿는 친구가 답답했다. 심지어 그 영상은 사람이 출연하지도 않는다. AI가 대본을 읽어주는데, 오래 듣기에 너무 거북한 이 영상을 친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다. 심지어 광고까지 본다. 얼굴도 모르는 유튜버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셈이다.
현대 사회는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으로 수많은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조금만 손품을 팔면 앉은자리에서 지구 반대편의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하냐는 말이다. 문제는 이렇게 얻은 정보 중에는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된 정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주제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주었는데, 솔직히 이제는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짠지를 알아채는 게 스마트폰을 끊는 것보다 어렵다.
그렇다면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 그럴리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이 이 분야의 기초를 마련해 두었으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떠한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선 세 가지만 잘하면 된다. 분석과 평가와 추론.
복잡한 정보나 문제를 관리 가능한 부분으로 체계적으로 분해하여 각 구성 요소를 자세히 검토하는 작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주제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깊이 이해함으로써,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다음, 주장 및 증거의 신뢰성, 신뢰성 및 관련성을 평가한다. 정보의 타당성을 의심해보는 거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근거가 명확한지 아닌지를, 객관성을 바탕으로 판단한다. 때로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좋다.
분석과 평가를 마쳤다면 이번엔 추론이다. 비판적 사고는 사용 가능한 정보와 증거를 기반으로 논리적이고 잘 지지되는 결론을 도출해내기 마련이다. 적절한 근거 없이 가정을 하거나 적절한 정당화 없이 결론에 도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검토 단계에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검토해볼 가치가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내 친구는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잃었다. 유튜브가 잘못한 걸까. 친구가 잘못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