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작성법의 핵심, 제거의 기술

쓰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

by 이예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책에 담은 원고의 양보다 삭제한 분량이 더 많다"라고. 그녀의 이 한마디는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창작의 압박과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공감할 수 있게 한다. 글은 썼다 지웠다의 반복이고, 그 무한궤도 안에서 느껴지지도 보이지도 않게 스스로 발전한다. 어제의 글보다 오늘의 글이, 오늘의 글보다 내일의 글이 더 나은 이유다.


우리가 글을 쓸 때, 종종 많은 정보를 담고자 하거나 독자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보고하는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 사실, 근거 등 다양한 자료를 모두 담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있어도 괜찮을 말을 두는 너그러움'보다 '없어도 좋을 말을 기어이 찾아내어 지워버리는 날카로움'이 더 효과적인 글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줄이고, 함축하고, 제거하는 기술이야말로 보고서의 장인이 가진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보고서를 쓰는 직장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제거의 기술!


첫 번째. 불필요한 요소의 제거


제거의 기술을 논하기 전에 먼저 묻겠다. 당신은 요리를 할 때 온갖 재료를 한꺼번에 다 넣는가? 아니면 차례대로 넣는가? 또는 그 음식에 걸맞은 식재료를 사용하는가? 아니면 일단 다 넣고 보는가? 아마도 먹는 사람이 원하는 음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 재료, 다른 순서로 요리할 것이다.


우리가 쓴 글에는 종종 불필요한 정보나 중복된 내용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독자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약화시킨다. 이는 마치 요리에서 재료가 너무 많아져서 맛이 혼란스러워지는 것과 같다. 글을 작성할 때, 내용을 간결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정보를 과감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독자에게 명확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두 번째. 명료함과 집중력


제거의 과정은 글의 명료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모든 독자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글을 선호한다. 그래서일까. 전문가들은 '한 문장에 60자를 넘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이 조언을 무조건 따르라는 말은 아니지만, 애석하게도 60자가 넘는 문장은 읽기도, 쓰기도, 이해하기도 힘들다는 건 FACT다.


다시 말해 독자가 핵심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되는 지나치게 긴 설명이나 수식어가 들어간 문장은 과감하게 삭제해야 한다. 보고서를 쓸 때, 핵심 아이디어를 강조하고 부차적인 내용을 제거하면, 독자는 더욱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보고서를 검토하는 사람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도 혁혁한 기여를 할 것이다.



보고서 작성법의 미학은 간결함과 효율성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제거의 기술은 단순히 내용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간결한 문장은 상사의 감정을 자극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보고서의 본질이 더욱 부각되고, 상사는 그 속에서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깊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보고서를 다 썼다면! 이제 제출하러 갈 거라면! 다시 한번 내용을 살펴보며 '없어도 좋을 말'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여 보자. 단 한 번만이라도 그렇게 한다면, 당신의 보고서는 분명히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