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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쓰고 싶어서

매일글쓰기 7.

by 다정한 여유



오늘의 글감 : 매일 쓰고 싶은 마음

매일 쓰기 위한 나만의 장소, 나만의 시간을 콕 집어 보세요. 그게 매일 쓰려는 마음을 지속하게 해 줄 거라 기대합니다.




이 매거진을 만들었을 때, 매일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 그 마음은 어디 갔을까? 그 마음 찾으러 삼만리를 떠나자.


예전에 SNS에 꼬박꼬박 사진을 올렸던 적이 있었다. 그땐 어떻게 했을까 떠올려봤다. 한 번은 아이가 막 태어났을 때였다. 아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잠을 자던 그때, 아이가 젖을 먹고 수유 쿠션에서 잠들면 사진을 올리고 짧은 한 줄을 덧붙였다. 또 한 번은 복직하고 매일 출근하던 지하철에서였다. 열차가 들어오길 기다리면서 잠깐 사이에 후다닥 올렸던 것 같다. 그냥 잠깐 보는 아이가 너무 금세 커버리는 것 같은 마음이었다. 두 기록 모두 엄청난 정성을 쏟거나 굉장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진 않다. 그렇지만 차곡차곡 쌓이고 나니 그것 자체로 훌륭한 기록이 되어 있었다. 지금 얼굴에 가려 가물가물한 아이의 어릴 적 모습과 그 시절 느꼈던 감정, 생각이 생생하게 살아났다. 아이에게 어떻게 이유식을 만들어줬고, 문화센터부터 유치원까지 어떻게 다녔는지가 적혀 있었다. 기록이 주는 가치를 체득한 셈이다.


지금의 나를 적어두면 미래의 나는 얼마나 고마워할까. ‘그때 왜 이리 글을 못 썼니!’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다. 그러니 그냥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쪽지 정도로 생각하며 더 많은 글을 남기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자, 그러면 그걸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 여러 자기 계발서에서도 나온다. 어떤 일을 지속하는데 사람의 의지만으로는 어렵다고 한다. 앞서 매일 쓰고 싶었던 우리 마음이 흔적만 남긴 채 증발한 것처럼 말이다. 아이가 잠들면, 지하철역에 들어서면 기록했듯이 정해진 시스템 안에 글쓰기를 넣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글을 열 줄 쓴다.>

이걸로 나의 매일 글쓰기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매일 똑같이 하는 일에 자꾸 미루는 글쓰기를 붙이고 싶은 것. 둘은 창작활동에 유리하다는 오전 시간에 글쓰기를 하는 것. 그 두 가지를 결합했다. 나에게 틀림없이 주어지는 혼자 시간이 있다면 ‘일어나자마자’가 아닐까. 다른 일에 순위가 밀리지 않도록 정한 시간이다. 핸드폰으로 글 쓰면 또 어느새 딴 곳에 눈길을 줄 것 같아서 노트에 쓰고 싶지만, 그럼 또 안 쓰게 될 것 같아서 노트북으로 정했고, 늘 노트북이 세팅되어 있는 식탁으로 장소까지 지정했다. 사람은 선택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쓰기 마련이다. 정해진 일을 하는 기계처럼 하려면 최대한 자세하게 정해놓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 정도면 아무 생각 없이,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글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탁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열 줄 쓴다.>


아! 이걸 실행하려면 일단 글감이 정해져 있어야겠구나. 글감을 미리미리 써둬야겠다. 메모장에 ‘글감’ 폴더를 만들어서 꾸준히 쌓아둬야겠다. 어느 정도 글감이 쌓일 때까지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후에는 글쓰기가 훨씬 편안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금은 아직 말뿐인 결심이라 굉장히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실행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일 테니 거기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남은 방지턱들은 모두 제거해야겠다. 아자아자. 미래의 나를 위한 작은 쪽지를 남기는 기분으로 매일 글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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