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오르니 멀리 보였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는 풍경 속에 굳이 이렇게 힘들게 올라 저 멀리를 봐야 하나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르지 않았다면 여기 백록담에서 내려다본 세상이 그리 작더라는 것을 알기나 했을까요.
가끔은 내가 사는 삶이 왜 이토록 치열해야 하는가 고민합니다.
한라산을 오를 때 이유는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냥 정상을 가보자는 것.
무릎이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한 발 한 발 올랐고, 하산길에는 더 심한 통증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백록담에 섰을 때, 그 느낌은 달랐습니다.
고민은 오르는 것입니다.
올라보기 전에는 단순했던 이유가, 올라본 뒤에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로 바뀝니다.
부서지는 무릎을 보상받을 만큼, 분명 무언가를 얻었습니다. 그 순간에야 알았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저는 지금은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올라보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있어서."
고민하며 오르는 당신은 이미 답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