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68일 차-두 번째 4시간 외출

by 안나

2022년 5월 24일 화요일

68일 차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흐리네요

아니나 다를까 비가 내려요

마구 쏟아지는 비는 아니지만

두 번째 4시간 외출을 헤야 하는 날인데 하늘도 냉정하셔라


창닝취长宁区에 계시는 분이 하루에 1번 3시간 외출 가능해서

날도 덥고 아파트 밖에 나가도 갈 곳이 없으니까

안 나가는 날도 있다고 하시네요

매일 나가게 해 주면 이렇게 기를 쓰고 나가겠냐고 했어요

68일 동안 62일 차에 한번 4시간 나갔고 오늘 2 번째로 나가니 어떻게 안 나가요


점심으로는 가지밥 만들었어요


해리포터 지팡이 가지의 빠른 소진을 위해서 매일매일 가지 먹고 있어요

점심 든든히 먹고 시간 맞춰서 아파트 정문으로 갑니다


길게 선 줄 보니

비가 와도 못 막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네요

1시 될 때까지 줄 서서 기다렸어요

다른 것은 잘 안 지키면서 이런 것은 쓸데없이 잘 지키네요


68일 만에 두 번째로 아파트 정문을 나섭니다

생각 같아서 야 하고 소리 지르고 싶었는데 비가 오네요

중국 분들은 바로 공유 자전거 타고 쑹쑹

저는 비 오는 날도 꿋꿋하게 두 발로..

제게 소원 하나만 들어준다고 하면 자전거 탈 수 있게 해 주세요.

자전거 무서워서 못 타요


나이키 방수 운동화 신었어요

상해는 비 오는 날이 많아서 방수 운동화 샀는데 이럴 때 매우 유용하네요


제가 사는 곳은 민항취闵行区예요

1992년까지 여기 상해가 아니었대요 즉 시골이었다는 거죠

1992년에 상해시 민항구가 되었어요

그래서 치바오라는 수향 마을도 있답니다

제가 자주 산책 가는 곳인데요

역시 봉쇄되어 있어요


여긴 제가 다니는 마사지 집이에요


중국 살면서 누리는 최고의 호사가 바로 마사지예요

가성비 가심비 다 좋아요

여기 시설은 별로이지만 집에서 젤 가깝고

무엇보다도 마사지사님이 저를 너무 좋아해 주세요

항상 잘해주시고 늘 성의 있게 마사지해주셔서

저도 화장품 샘플이나 음료수나 소소하게 챙겨드려요

원래 마사지는 여자는 남자 마사지사에게 받고

남자는 여자 마사지사에게 받고 그런 것 있는데요

전 원래 남자 마사지사에게는 안 받아요

지금 마사지사 분이 너무 좋아서 선불카드 끊어놓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사지받으러 가요

여기 다른 직원분들도 다 저를 알아요

제가 가면 한구어더메이뉘 韩国的美女 왔다고 해요

중국에서 메이뉘는 진짜 예쁜 미녀를 뜻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호칭이에요

뭐 호칭이어도 이 나이에 메이뉘라고 불러 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자기 동네 구역에서 못 벗어나게 저렇게 철책을 쳐 놨어요

우리는 사람인데 철책 우리 안에 갇혀 있네요


집에서 제일 가까운 슈퍼는 여전히 사람들 줄이 길어요

두 번째 가까운 슈퍼에 다시 갑니다.

슈퍼 안은 지난주에 왔을 때보다는 좀 한가해서 천천히 구경하면서 쇼핑했어요.


배낭에 쇼핑한 물건 넣고 민항문화공원으로 갔어요


제가 출근할 때 여기 공원을 질러서 가요

원래는 제일 빠른 길로 가면 2.8Km에 33분 정도 걸리는데요

여기 공원을 질러서 가면 좀 돌아가서 3.5~4Km 4, 50분 정도 걸려요

웬만하면 좀 일찍 나와서 공원을 통과해서 출근해요

삼실 가면 다리가 좀 뻐근하지만 그래도 공원 안을 걸어서 출근하면 기분이 좋거든요..


나의 출근길이라고 언젠가 포스팅하려고 했는데요.

역시 뭐든지 할 때 헤야 해야지 미루면 안 되나 봐요


봉쇄 풀리고 출근하게 되면 감격에 차서 나의 출근길이라는 글을 쓰게 되겠죠


공원 언저리를 천천히 산책했어요

5시까지 있다 가고 싶었는 데 비는 계속 내리고

무엇보다도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었어요


스벅 지날 때마다 제 커피가 더 맛있다고 자신감 뿜뿜했는데

그 스벅도 문 닫으니 아쉽네요

역시 사람은 겸손해야 하나 봐요


3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갑니다

15,000보 걸었네요


다들 이렇게 두 손에 바리바리 물건 들고 집으로 돌아오네요


오늘은 출입증을 회수하지 않고 횟수를 체크하네요

앞으로 외출 횟수가 좀 늘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외출 언제냐고 물어봤더니 통지를 기다리네요

그래 항상 너네 맘이지..


오늘 산 물건들이에요

격리 기간 동안 수세미 행주도 사용량이 많아요

저 수세미만 3 번째 교체했고 행주도 하도 많이 사용해서 너덜너덜해졌어요


집 근처에 학교가 많아요

주변에 제일 많은 게 학교랍니다

생활 편의 시설 좀 있지 어떻게 있는 게 다 학교인지

학교 보낼 애도 없는 데 학교 플렉스이네요

돌아오는 길에 학교 담장에 붙어있는 선전물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네요

중국은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군대 문화와 가까이해요

대학교 들어가면 남녀 모두 한 달 동안 군사훈련받아요


사진 위에 붙어 있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다시 한번 눈길이 가네요

제가 퀴즈 낼게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중에 실제 중국에 존재하는 단어는요?

부강 민주 문명

협동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존중 성심 우정과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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