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나 Oct 27. 2023

바위 위에 세운 불멸의 왕국-시기리야

칸달라마 호텔에서 시기리야까지 30분 정도 걸려요.


시기리야는 스리랑카의 상징 같은 곳이에요.

스리랑카를 소개하는 영상과 사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첫 번째 사진이자 유네스크 문화유산이에요.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좀 걸어가야 해요.

현지인 매표소와 외국인 매표소는 따로예요. 현지 분들은 200루피 내고 외국인들은 30달러 내야 해요. 매표소에 시기리야 박물관이 있어요. 입장권 사면 무료로 볼 수 있으니 꼭 보세요.

매표소와 가격 안내

제일 중요한 것은 2층에 유명한 미인도 동굴벽화를 재현해 놓은 게 있어요. 실제 시기리야 가서 벽화를 볼 때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여기에서 미리 찍어두는 게 좋아요.

너른 평원에 우뚝 솟은 거대한 붉은 화강암에서 압도감을 느껴요. 10초 에어즈락 느낌도 있어요.

원래 승려들이 수행하던 곳이었는데 5세기 경 아버지 왕을 죽이고 왕이 된 씽할러 왕조의 카사파 1세가 이복동생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었어요.

바위산 위에 왕궁을,아래에 정원을 만들었어요.


바위 주변에는 해자가 있어요.

여기에 악어를 풀어놨대요.

워터가든과 왕의 목욕탕도 있어요.

여기서 물을 시기리야 정상까지 끌어올린 수리시설에 대한 비밀은 아직 못 풀었대요.

스리랑카도 휴일이라 현지 관광객도 많았어요.

계속 줄 서서 올라갔어요. 중간에 관광 경찰이 외국인들만 다른 길로 해서 덜 기다리게 해 주었어요.  아무래도 입장료 30달러씩 냈는데 현지분들과 섞여서 똑같이 기다리게 하기가 좀 그랬나 봐요. 계단을 오르는데 좀 미끄러워요. 현지 분들은 맨발로도 잘 올라가세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덥지는 않은데 먼지와 작은 돌 같은 것도 날려요. 치마 입으시면 안 되어요. 바람 너무 불어서 모자도 벗겨졌어요.

사자발톱 있는 입구에서 정상(약 380m 높이)까지 빨리 오르면 20분 정도면 오른다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1시간 정도 걸렸어요. 여기서 나무로 만든 엘리베이터도 있었대요. 왕은 엘베 타고 다녔겠죠.

사자 발톱. 무섭게 생겼죠

정상에 도착하니 먼저 엄청난 바람이 부네요.

원래 이렇게 바람이 분대요. 실제 왕이 여기서 거주한 시간을 얼마 안 될 거라고 추정하기도 해요.

과거 왕궁, 연회장, 관청, 주택들의 터가 남아 있어요.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왕의 수영장이에요. 지금 봐도 큰 규모의 수영장이에요. 여기까지 벽돌을 지고 올랐을 당시 백성들의 노고가 느껴져요.

왕의 수영장. 이 꼭대기에 굳이 수영장 만들어야 했는지
터만 남은 왕궁

이 수영장에 매일 깨끗한 물을 어떻게 공급했는지 아직 모른대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정상에서 오래 있기 힘들어요. 정상을 다 둘러보는 데 30분 정도면 되어요.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아요. 합류 지점에서 트래픽 잼이 있어요. 중국과 달랐는 것은 그래도 새치기하거나 미는 사람 없네요.

내려오는 길에 시기리야의 낙서 Sigiriya Graffiti로 불리는 거울의 벽과 시기리야 레이디 Sigiriya lady로 불리는 프레스코 벽화를 봤어요. 벽돌로 만들었다는 거울의 벽에 남은 낙서가 지금은 소중한 연구 자료예요. 당시 문학을 추정하는 자료네요. 벽화를 보려면 뱅글뱅글 철제계단을 올라가야 해요.

거울의 벽

아잔타 동굴의 벽화와 비교될 정도로 화려한 의상, 장신구의 미인도 벽화는 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그 안에서 멈추는 것도 안되어요. 천천히 보면서 나와야 해요.  

시기리야 박물관에 재현한 시기리아 미인도

아무도 쫓아올 수 없게 좁은 출입구를 만들고 오르기 힘든 바위에 왕궁을 건설했던 카싸파 1세는 결국 동생의 추격에 자살하고 말아요.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는 ‘바위 위에 세운 왕국’은  20년을 못 갔어요.


카사파왕이 꿈꾸었던 것은 강한 왕국이었을까요? 현실도피처였을까요?


                   영생을 꿈꾸었던 진시황과

             불멸의 왕국을 꿈꾸었던 카사파왕


진시황은 영생을 얻지 못했고
카사파왕은 동생의 침략으로 자살했지만
 대대손손 입장료 받을 수 있는 문화유산
`만리장성`과 `시기리야`를 남겼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