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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오르가즘

by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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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오르가즘이란?


"페이크 오르가즘"이란, 성관계 중 실제로 오르가즘을 느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르가즘에 도달한 것처럼 행동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남녀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보고되는 현상입니다.


왜 페이크 오르가즘을 하는가?


-상대방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

파트너의 성적 자존심을 보호하거나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성행위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

성관계가 지루하거나 피곤한 경우

-의무감 또는 관계 유지 목적 :

연인 또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려는 마음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을 감추기 위해

-포르노나 미디어의 영향 :

‘오르가즘을 느껴야만 한다’는 압박감


남자는 여자의 페이크 오르가즘을 알 수 있나?


남성이 여성의 페이크 오르가즘을 알 수 있기는 대체로 어렵습니다.


-오르가즘의 외적 표현은 연기 가능 :

숨소리, 몸의 떨림, 신음 등은 의도적으로 연출할 수 있음

-여성의 생리적 반응은 외부에서 명확히 관찰하기 어려움 :
남성의 사정은 가시적이지만, 여성의 오르가즘은 내부적인 수축 등 보이지 않는 변화가 중심

-남성도 오르가즘에 집중하며 관찰 여력 부족 :

성행위 중 서로의 상태를 섬세하게 감지하기 어렵기도 함

-파트너를 믿으려는 심리 :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방이 진심이라고 믿고 싶어 함


남성이 눈치챌 수 있는 신호


-평소와 다른 반응 :

너무 과장되거나 "너무 뻔한" 연기일 경우 어색함을 느낌.

-반복적으로 같은 패턴 :

똑같은 반응을 반복하면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음.

-행위 전후 감정 차이 :

오르가즘 후 감정적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만족감이 없어 보일 경우 의심.

-몸의 반응 부재 :

질 근육 수축, 피부 발진(flush), 호흡 변화 등이 없다면 의심 가능.


남성들이 페이크 오르가즘을 착각하는 주요 원인

1. 과장된 외적 반응에 대한 신뢰

여성의 신음소리, 격렬한 움직임, 호흡 변화 등을 오르가즘의 확실한 신호로 착각함.

많은 남성은 오르가즘이 ‘드라마틱한 장면처럼’ 나타난다고 기대함.


현실: 여성은 원하면 신음도, 몸의 움직임도, 근육 떨림도 연기 가능함.


2. 포르노나 대중문화의 영향

포르노에서는 여성들이 짧은 시간 내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듯 연기함.

이로 인해 남성은 “이 정도면 오르가즘이다”라는 잘못된 기준을 가짐.


현실: 실제 여성의 오르가즘은 조용하거나 미묘한 경우도 많고, 자극의 방식에 따라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함.


3.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

성관계를 자신의 성과(performance)로 여기며, 상대방이 만족했다고 믿고 싶어 함.

여성의 반응이 자기 노력의 결과라고 확신함.


현실: 상대가 "좋았어"라고 말한다고 해서 반드시 진심은 아님.

때론 관계 유지를 위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음.


4. 감정적 믿음과 신뢰

상대와의 관계에 대한 신뢰와 애정으로 인해, "설마 그럴 리 없어"라는 생각을 함.

오르가즘에 대한 반응을 감정적 친밀함으로 해석하기도 함.


현실: 애정과 성적 만족은 관련 있지만 반드시 일치하진 않음.


5. 성 지식 부족

여성의 오르가즘에 대한 생리학적 이해 부족

예) 질 오르가즘 vs 클리토리스 오르가즘 차이, 수축 여부, 시간 차이 등

여성의 몸에 대해 탐구하거나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부족함.


6. 여성의 말과 행동을 곧이곧대로 믿음.

"좋았어", "오빠 최고야", "나 금방 갔어" 같은 말에 대한 의심 없음.

‘말을 해줬으니 진짜겠지’라는 순진한 믿음.


현실: 많은 여성들이 남성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사회적으로 훈련된 연기를 함.


정리: 착각은 ‘남성의 나르시시즘’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부재’에서 비롯됨.


-심리적 원인 : 스스로 만족하고 싶어서, 실망하기 싫어서

-사회문화적 원인 : 포르노/대중문화에 의해 왜곡된 기대

-성지식 부족 : 여성의 반응에 대한 이해 부족

-관계적 문제 : “괜찮아?”를 묻지 않거나, 대화를 회피함.


진지한 대화가 필요


여자 : 우리 요즘 더 가까워졌잖아. 그래서 솔직히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

남자: 응? 무슨 일 있어? 괜찮아, 말해봐.

여자: 그동안 몇 번… 나, 사실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했는데 느낀 척한 적 있어.

너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그랬어.

남자: 아. 그래? (잠시 침묵) 고마워, 이렇게 말해줘서. 쉽지 않았을 텐데.

여자: 미안해. 너는 나를 만족시켜 주려고 항상 노력하는데, 내가 솔직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남자: 그런 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나도 너한테 괜찮냐고 제대로 물은 적 없던 것 같아.

그냥, 네 반응만 보고 스스로 만족했을 수도 있겠네…

여자: 사실, 내가 원하는 방식이나 리듬이 있는데 말하기가 좀 민망했어. 나만 이상한가 싶기도 했고.

남자: 그거 절대 이상한 거 아니야. 우리 둘이서 만들어가는 거잖아.

다음부턴 네가 원하는 걸 편하게 말해줘. 나도 잘 배우고 싶어.

여자: 정말? 고마워… 그런 말 들으니까 진짜 안심된다.

남자: 우리, 섹스도 그냥 ‘잘하는 것’보다 ‘함께 맞춰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내가 네 진짜 표정을 보고 싶어.


페이트 오르가즘을 다룬 작품


1.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1989)

샐리가 레스토랑에서 공개적으로 '페이크 오르가즘'을 연기하는 유명한 장면 포함.

가장 유명한 페이크 오르가즘 장면 중 하나. 유쾌하지만 의미 있는 장면.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0)

사랑이 식어가는 부부의 성적 불만과 감정 단절을 사실적으로 묘사.

페이크 여부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지만 뉘앙스로 드러남.

감정과 성이 연결된 관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탐구.


-Nymphomaniac (님포매니악, 2013)

여성의 성적 주체성, 오르가즘, 성적 연기 등 다양한 성적 주제들이 등장.

매우 대담하고 철학적인 성적 탐색.


-Lie with Me (2005)

자유로운 성을 추구하지만 감정적으로 공허한 여성이 진짜 친밀함을 찾게 되는 이야기.

성적 연기와 진짜 연결 사이의 경계.


2.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Sex and the City)

여러 에피소드에서 여성들이 페이크 오르가즘 경험을 공유하거나 토론함.

여성의 솔직한 성적 대화를 이끈 대표작.


-마스터즈 오브 섹스 (Masters of Sex)

성 반응 연구의 역사 속에서 실제 오르가즘과 가짜 반응에 대한 과학적 탐구 포함.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로, 의학적 시선에서 성을 조명.


-걸스 (Girls, HBO)

다양한 젊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진짜와 가짜 섹슈얼리티를 솔직하게 다룸.

신세대의 성생활과 자기표현, 불안함까지 생생하게 묘사.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Sex Education)

청소년의 성 고민, 가짜 오르가즘, 오해 등 다양한 주제를 유머와 따뜻함으로 풀어냄.

교육적인 요소와 드라마적 재미를 모두 담음.


3. 책


-왜 우리는 오르가즘을 연기할까? (Why Women Fake Orgasms) 베라 송웨

여성들이 오르가즘을 연기하는 이유와 성적 진실성에 대해 심리학, 사회학적으로 분석.


-오르가즘의 정치학 (The Politics of Orgasm) 엘렌 프랭크

1960~70년대 여성운동 시기, 여성 오르가즘의 무시와 ‘연기’에 대한 사회적 비판


-Come As You Are 에밀리 내고스키

여성의 성 반응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진짜 성적 만족과 연기의 구분을 명확히 함.


-The Hite Report 셰리 하이트

수천 명 여성의 성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보고서. 페이크 오르가즘도 주요 주제로 다룸.


속이려는 자, 속는 자


남자들이 속성 중에 가장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자신이 잘났고 자기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남자들의 속성입니다. 이것은 진화심리학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대한 자신의 정자를 많이 뿌리기 위한 남성의 욕구는 그렇게 진화되어 온 듯합니다. 그것은 확장하여 자신이 여성을 만족시킨다는 확대해석으로 이어집니다. 남자 중에 자신이 변강쇠쯤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남성을 위해 여성은 '페이크 오르가즘'을 개발하고야 말았습니다. 관계 후에 어땠냐고 물어보는 남성에게 별로라고 솔직하게 말할 여성이 얼마나 될까요? "너는 크기도 작고 발기력, 지속력, 스킬도 모두 별로야."라고 말입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착한 여성들이 많습니다. 아마 그래서 남성과 여성을 같이 살아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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