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착하게 살아 보기로 하고 몇 년 전 가입한 사이트에 들어가서 봉사활동 신청을 하고 다녀왔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였는데... 씻기고 밥 먹이고 같이 놀아주는 것이었다. 반나절 아이들과 지내면서 그들의 불행을 보면서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이것이 올바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신체 건강하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게 되고 이렇게 잘 길러주신 것에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고 위선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걸 느끼기 위해 봉사활동을 온 것인지... 물론 이런 마음뿐만 아니라 안쓰러움과 안타까움 마음도 들긴 들었다. 한창 뛰어 놀 나이에 방구석에서 휠체어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안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만약 몸이 불편한 아이의 입장이라면 이런 봉사활동 오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연민과 동정의 시선을 느끼면 혹시 불쾌하지 않을까? 자신의 불행을 보면서 자기 안위를 하는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오래 봉사를 하지 않아 미숙한 내가 도움이 되었는지 물어보자 도움이 되었다는 말에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나의 이런 감정에 적잖이 당황하고 헤갈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타인의 불행에 대하여 나는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가? 일단 걱정 및 안쓰러움 감정이 일차적으로 든다. 얼마나 힘들까? 참 슬프겠다. 안되었다 등등 이런 감정 뒤에 어김없이 따라오는 나는 아니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의 감정이다. 이런 감정이 들면 솔직히 죄책감 같은 것이 든다. 타인의 불행으로 나의 행복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것 같아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성한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고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님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내가 자란 난 것에 감사하게 된다. 현재의 가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봉사의 목적은 아닐 텐데 말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나에게 그래도 계속 봉사활동을 하면서 더 이런 감정들을 느껴보자고 나에게 다짐했다. 내가 행복해 지기 위한 이기적인 마음이 우선인지는 모르지만 하고 난 후에 느끼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봉사활동은 나에게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봉사활동인 것 같다. 봉사활동 후에 느끼는 만족감과 뿌듯함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내가 좀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남을 도왔다는 것에 나 자신이 스스로 대견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노인봉사를 다녀오고 싶다. 목욕봉사나 말동무 같은 거 말이다. 외할머니께서 현재 요양원에 계신데 얼마 전에 외할머니 뵈러 요양원에 갔었다. 외할머니는 마치 애기같이 변해 계셨다. 정정하시던 옛 모습이 떠올라 울음이 날 뻔했다. 그런 외할머니 잔상이 오래 남아서 인지 노인들 대상 봉사활동을 담에는 하고자 한다. 그리고 보면서 내 노후 모습도 한번 그려보는 계기가 될 듯하다. 나의 노후는 어떠할지... 다녀오면 또 많은 생각이 들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