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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May 31. 2024

나의 텃밭에 나비가 날아든다


  나의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텃밭에는 채소 반, 풀이 반을 차지하고 있다.
채소들이 풀과 경쟁을 해서 이겨 주면 좋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 또한 풀이 많으면 해충들이 모여들어 잘 자라고 있는 작물들은 공격한다. 결국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해 절반의 수확도 하지 못한다.
밭에 풀이 많으면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기도 하지만 주인장이 게을러 보여 자꾸 거슬린다.


  나는 어제에 이어 이틀째 풀을 뽑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쭈그리고 앉아 풀을 뽑느라 다리는 저리고 계속되는 호미질에 손목과 팔뚝에 통증이 느껴진다. 고된 작업이지만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당분간은 풀과 한바탕 씨름을 해야 한다.
 약을 전혀 하지 않는 밭의 흙에서는 호미질을 할 때마다 지렁이나 땅강아지,  굼벵이 같은 애벌레가 마구마구 나온다. 벌레가 많다는 것은  나의 텃밭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그래서인지 새들이 날아와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풀을 뽑느라 오랜 시간 쭈그려 앉아 오리걸음을 풀걸으니 다리가 저리다.

저린 다리도 풀 겸 일어서서 깨끗해진 밭을 둘러본다.  잡초가 사라져 깨끗해진 밭에 나비가 날아든다. 나비들은 이곳에서 무얼 찾는 걸까?
나는 그들의 날갯짓이 보기 좋아 입가에 미소를 짓고 풀 뽑는 일도 잊은 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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