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가지 모종 6주를 사서 심었다. 올해는 많이 달리지 않는데도 둘이 먹고도 남아돌았다. 저장고에 두었다가 시들면 닭장에 던져 주기를 여러 번이었다. 물론 말려 두었다가 겨울에 볶아 먹기도 하고 된장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남았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쫑쫑 썰어 차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썰어서 바로 덖으니 가지가 익어 물컹거리고 색도 시커멓게 변했다. 그래서 건조기에 넣어 수분을 살짝 날려 시들켰다. 팬의 온도를 F점과 1도 사이에 놓고 시들은 가지를 덖고 식히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하루를 햇볕 말려 햇살의 영양분을 입혔다.
다시 팬에 올려 뚜껑을 덮고 남아있는 수분을 확인했다. 물을 끓여 차로 마셔 보니 가지 특유의 향은 사라지고 구수한 맛이 났다. 이걸로 밥을 하면 어떤 맛이 날까? 궁금해서 밥을 할 때 한 줌 넣어 보았다. 사람의 식성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내 입에는 쫄깃한 식감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
가지는 그냥 말려서 보관을 해도 되지만 말리기만 한 것은 풋내가 난다. 여러 번 덖고 식히는 과정에서 건강에 맛도 좋아지고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건강에 좋은 가지를 생으로 장기 보관하기는 어렵다. 덖어서 보관해 두었다가차로 마시거나 밥에 넣어 먹으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잇몸 건강에 좋다는 가지 꼭지도 잘 말려 두었다가 물을 끓여 밥물로 사용하면 밥맛이 훨씬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