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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Dec 18. 2024

노동주의 맛






꽃밭을 포기하고 그곳에 주차장 만들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일요일  큰 틀만 잡아 놓은 상태다.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하면 되는 일이지만 남편은 출근했으니 나 혼자 이리저리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꾸밀 수 있을까 생각한다.
 숲에 가서 돌을 가져와 탑도 쌓고 줄을 맞추어 작은 화단도 만들었다.

차가 들어오는 입구에 화단과 주차장 경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돌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옮겨 보려고 용을 써 보지만 네가 나를 옮겨? 라며 비웃듯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남편이 있으면 힘들이지 않고 옮겼을 텐데,,,
이럴 땐 정말 남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남자들의 전유물인 두 쪽의 힘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여자에겐 두 쪽의 힘은 없지만 내겐 요령이라는 게 있다. 힘으로 안되면 머리를 써라.
곡괭이로 돌밑을 찍어 지렛대처럼 이용했다.
찍어서 들고 찍어서 옮기고 찍어서 방향을 틀었다.
남편이 없어 일의 진척은 제자리지만,
"혼자서도 잘하고 있네." 스스로 내 머리를 쓰담쓰담했다.
 


일의 진척은 제자리인데 힘을 썼더니 배가 고프다.

 라면을 끓여야지. 힘들게 일했으니까 라면이라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어야지. 노동주도 한 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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