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는 저마다의 고통이 있다. 재벌과 고위관료도 포함이다. 서민이나 하층민은 두말할 것 없을 것이다. 나는 하층민 출신이다. 그래서 고통의 스펙트럼 범주가 넓다. 지평선을 몇 번 뛰어넘어 보았다는 의미이다.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지금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그러한 세월이 모였다 보니, 미천한 시작에 비하면 많은 것을 일군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은 것을 일굴 것이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복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10년 경험 누적의 개인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자기 확신이나 긍정 또는 자기 암시 따위의 기반이 아니다. 나는 숫자와 데이터를 믿는다. 그게 실전에서 더 잘 작동한다는 것을 실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의 통점은 자리를 옮기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과거에는 가난에 의한 고통만을 극하게 겪었다면, 지금은 그것과 동시에 자산을 관리하고 지키며 증식시키는데 고통을 극하게 느끼고 있다. 이 시대 자수성가를 완성한 사람들은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고통을 느낄 것이다. 직접 해보니 그럴 것이라 짐작이 간다.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고통을 피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또는 그렇게라도 믿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는 서점에도 잘 나타난다. 긍정이나 자기 암시, 미라클 모닝 같은 책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나는 저렇게 해 놓은 이유를 직접 겪어봐서 알고 있다. 여성 독자들에게 책을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이다.
그러한 책을 쓴 사람들의 대부분은 전반적으로 '실버 스푼' 출신이다. 대체로 중산층 정도는 되었다. 돈이 없어 어려운 집안이었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 계몽이 된 부모의 소프트웨어는 물려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러니 개천에서 용을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책들이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처참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그들이 진정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내용의 대표적 예시는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이 책은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저자는 마진을 0원에 맞추고 책을 출판했다. 그래서 책값이 아주 싼 편이다. 그는 애초에 돈 벌 생각이 없었다. 책을 쓸 생각도 없었다. 20년 간 운영했던 카페 글을 모아 편집한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한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보수적인 내가 읽어보아도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한 인물이었다고 보인다.
나 같은 최하층민에서 유한계급에 도달하는데 진정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0년 이상 지속되는 지출 최소화를 억지로 견디는 탈인간급 인내력. (필요하다면 과도한 흡연, 헤비메탈, 극한의 운동을 동원해서라도.)
최소 3년 이상의 3D업종 종사. 그래야 제대로 된 시드머니를 빠르게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쯤 일하다 사망할 수도 있는 업을 하는 깡이 있어야 한다.(대한 제국 이전의 조선, 고려, 삼국 시대 때는 신분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난을 일으켜야 했고, 실패 시 목숨이 날아갔었다. 그것의 연장선이라 보면 된다.)
거시 경제와 금융 지식에 대한 이해. 적어도 자산의 매입, 보유, 처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어떤 종류든 하나 선택해서 장기간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신분 상승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난이도에서 긍정이나 자기 확신, 미라클 모닝 따위는 그야말로 허무맹랑한 소리가 되는 것이다. 고통을 감내하는 것에는 왕도가 없을뿐더러 그것을 100% 직시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30년간의 세상이 내게 알려주었다.
이에 대해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너무나 고어한 탓에 구독자가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저 구독자를 많이 붙이기 위해서 거짓말을 일삼는다면, 그것은 작가가 아니라 급 떨어지는 양아치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구독자 붙잡으려고 용쓰는 것은 결국 글 팔고 책 팔아 돈부터 챙기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솔직하고 싶다. 나는 그런 식으로는 도저히 글이 안 써진다. 그래서 지금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책도 지금과 같은 스타일로 밀고 나가려고 한다. 마케팅에 실패하여 판매가 지지부진해지더라도 감내하겠다. 근 이틀 동안 마케팅을 고려하며 원고를 쓰다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주 실용적인 책을 쓸 것이다. 누군가 돈을 주고 책을 샀으면, 효용감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쓸 것이다. 참 이상주의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글을 쓰는 지면마저도 이상을 저버린다면, 이상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 자정이 지난다.
내일은 일요일이고, 나는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야한다. 나는 주 7일 근무하기 때문이다.
"After Dark x Sweater Weather"
https://www.youtube.com/watch?v=hvL-2TF9bLY